이번 주말 입주를 앞두고 있는 대구 서문시장 2지구 상가 일반 분양이 20대 1의 높은 청약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분양을 받으려는 이들의 상당수가 실제 영업보다는 부동산 차익을 목적으로 하고 있어 투기 양상도 띠고 있다.
2005년 말 화재로 건물이 전소된 후 7년여 만에 현대식 건물로 재탄생한 서문시장 2지구 상가는 400억원을 들여 5천여㎡ 부지에 지하 3층, 지상 4층(연건평 2만9천300㎡) 규모로 1천494개 점포를 두고 있다.
이들 중 1천358개는 2지구 시장정비사업조합의 조합원들에게 분양됐지만 나머지 128개 점포가 일반분양 물량으로 나오면서 과열 양상을 띠고 있다.
조합이 17, 18일 청약 접수를 받은 결과 모두 2천582명이 몰려 20.17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청약에 참여한 상당수가 분양을 받아 직접 장사를 하려는 상인들이 아닌 부동산 투자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약 후 당첨되면 프리미엄을 붙여 사들이려는 떴다방 업자들도 눈에 띠었다. 2지구에서 점포를 분양받아 옷가게를 하려는 이모(34'여) 씨는 "정장을 빼입고 서울말씨를 쓰는 사람이 명함을 주면서 당첨되면 프리미엄을 줄테니 연락하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서문시장 2지구 상인들은 분양 열기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일반분양이 투기 양상을 띠면 덩달아 다른 점포의 임대료도 올라가게 되고 피해는 고스란히 상인들이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서문시장 2지구 관계자는 "대구지역뿐 아니라 서울과 부산 등지에서 찾아온 부동산업자들도 청약에 참여했는데 의외로 상인들은 많지 않아 걱정"이라며 "조합원 분양을 통해 점포를 받은 상인들도 예전 상가에 비해 점포 면적이 많이 줄었기 때문에 추가로 점포를 임대하려는 사람들이 많은데 임대료가 올라가면 타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서문시장 2지구 일반분양분은 이달 22일 오후 2시 분양권을 추첨한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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