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3자 회동' 제안에 대해 20일 "기회가 되면 얼마든지 만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경기도 용인시에서 드라마 외주제작사 대표들과 간담회를 가지기 앞서 박 후보는 "깨끗한 선거를 치르자는 이야기 아니겠나. (안 후보가) 출마하기로 결정한 만큼 어떤 정치적 소신, 어떤 정책을 펴나갈지 국민께 알려야 한다"고 했다. 상대의 제안을 포용하는 '통 큰 정치'로 대응한 셈이다.
박 후보는 최근 홍사덕, 송영선 등 친박계 전직 의원들의 돈 추문에 대해서도 "단호한 척결"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박 후보 캠프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컨벤션 효과'(정치 이벤트 후 지지율 상승)에 이어 안 후보의 '새로운 정치'로 연타를 당하면서 "일단 좀 지켜보자"는 관망세다.
초반 주도권을 쥔 안 후보는 박'문 후보와의 차별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같은 날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그는 "역사에 공과(攻過)가 있다면 공은 계승하고 과는 바로 잡기 위해 노력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인 박 후보, '노무현의 그림자'라는 문 후보를 한데 묶어 '역사에의 공동책임'을 물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구태정치 대 정치실험'의 구도를 짠 안 후보의 대부분 발언이 박'문 후보 누구에게도 치우치지 않고 있어 정치권은 일단 야권단일화는 '먼 일'이 될 것이라고 관측한다. 안 후보는 이날 수원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을 찾아 동료 교수, 학생들과 작별 인사를 나눴고, 안랩(옛 안철수연구소)을 방문해 이사장 의장 자리를 내놨다.
문 후보는 일단 '일자리' 이슈를 선택, 집중적으로 파고들고 있다. 이날 공무원 시험 등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노량진 고시촌을 찾아 청년들을 만났다. 일자리 때문에 고민 중인 청년들에게 '힐링 문재인'을 내세운 것인데 길거리 음식점에서 취업준비생과 '컵밥'(밥과 면 등을 철판에서 조리한 뒤 컵에 담아주는 음식)을 먹으며 고민을 들었다. 문 후보는 "요즘 뭐든지 경쟁이다 효율이다 해서 전부 임시직으로 사람을 뽑아서 취업문이 좁아졌다. 할 일을 하는 정부가 되려면 규모 줄이기만이 능사는 아닌 만큼 공무원도 많이 뽑고 시험 공고도, 시험 횟수도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한국갤럽이 17~1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박'안 후보는 똑같이 46%의 지지율을, 박 대 문 후보는 46% 대 43%의 지지율을 보였다. 박 후보는 하락세이고 문'안 후보는 상승곡선이다. 전국 성인 968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RDD 방식을 썼고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는 ±3.1%포인트였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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