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5일 대구검도회관에서 열린 대구시검도회 추계 정기승단심사에서 60, 70대 어르신 3명이 각 4단과 2단에 올라 주목받았다. 사업과 공직생활 등으로 바쁘게 산 후 은퇴한 이태용(70'대구 북구 고성동), 한영수(69'대구 수성구 만촌동), 이상한(64'대구 수성구 수성동) 씨 등은 근력이 약해지고 기억력이 떨어지는 노인들의 건강을 지키는 최고의 운동으로 주저 없이 검도를 꼽았다. 이들은 "검도는 신체 활동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최고"라고 강조했다.
◆"검도는 내 운동 인생의 종착역"
70세에 까다롭기로 소문난 검도 4단 승단심사를 통과한 이태용 씨는 우슈, 합기도, 보디빌딩 등 여러 종목을 섭렵한 운동 마니아다. 젊어서부터 운동으로 체력을 단련했고, 직접 헬스장을 경영하기도 했다.
그는 "2002년 60대 나이에 접어들어 사업을 접고 검도를 시작했는데, 최고의 운동임을 알게 됐다. 부드러움과 강함의 조화에 푹 빠졌다"며 "힘이 다할 때까지 검도를 배울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검도 입문 후 지병인 간경화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주위에서 나이를 적게 봐 기분이 좋다"고 했다. 그는 협화검도관(대구 북구 침산동)의 배려로 오전 9~10시, 오후 8~9시 두 차례 검도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고 고마워했다.
◆"힘 넘쳐 도장'집 청소 직접 해요"
한영수 씨는 2010년 5월 1일 집 인근의 정훈검도관(대구 수성구 만촌동)에서 내건 플래카드를 보고 체육관을 찾았다. 플래카드에는 60세 이상에게 회비를 할인하고 도복, 죽도 등 장비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는 이날부터 거의 매일 검도장을 찾아 운동했고, 2011년 9월 초단 승단에 이어 최근 2단에 올랐다. 공무원으로 정년퇴직한 그는 "건강 활동으로 헬스장을 다니다 검도를 시작했는데, 몸이 단단해짐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무엇보다 정신집중을 하다 보니 잡념이 사라졌고 밤에 편히 잠을 잘 자게 됐다고 자랑했다. 새벽반(오전 6시 30분)에서 운동하는 그는 "활력이 넘쳐 체육관 청소와 집안 청소를 직접 한다"며 "저의 달라진 모습을 본 주위 사람들이 검도에 관심을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혈질 성격 고치고 있어요"
이상한 씨는 퇴직 후 건강을 위해 수영과 헬스를 했다. 그러다 2010년 '정훈검도관에서 노인들을 특별 지도 한다'는 매일신문의 기사를 보고 검도를 시작했다. 한 씨와 마찬가지로 그는 이번에 당당히 2단에 올랐다.
그는 "성격이 매우 급한 편인데, 검도를 통해 많이 수양하고 있다"며 "말을 할 때도 조심해서 하려고 노력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열심히 운동해 2단에 오르자 아내가 은근히 대리 만족을 느끼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며 "노인 운동으로는 검도만한 게 없다"고 강조했다.
김교성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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