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어쩌다 이런 꼴이…" 단일화 목매는 민주통합당의 탄식

"야권 연대없인 대선 필패" 제1야당 위상 흔들 "뼈 깎는 혁신만이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야권 주자로 대선 구도의 한 축을 형성하면서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을 배출하며 10년 동안 대한민국을 이끌었던 민주통합당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당 지도부와 문재인 대선 후보는 대선 승리를 자신하고 있지만 현재의 여론 추이라면 어떤 방법으로도 이해찬 대표가 대선 승리를 위한 마지노선으로 제시했던 '1300만표 득표'를 자력으로 달성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현실적으로 안 후보와의 야권연대에 기댈 수밖에 없는 처지다. 하지만 야권연대가 민주당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민주당의 고민이 깊다.

민주당이 지난해 10월 치러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이어 오는 대선에서마저 후보를 내놓지 못 할 경우 '수권정당'의 위상을 상실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 정치권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모든 정치학 개론서가 담고 있는 정당의 설립 목적은 공직후보자를 출마시켜 정권을 획득하는 것"이라며 "서울시장과 대통령 선거에 후보를 내지 못하는 불임정당은 우리나라에서 정당으로 존립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같은 위기감 때문에 당내 일부에선 이번 대선에서는 반드시 '민주당 후보'를 출마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야권 분열'과 '대선 실패'의 주범으로 몰릴 수 있어 이 같은 선택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2007년 대선에서 정동영 후보를 내세웠다가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에게 무려 500만표 차이로 참패를 당하는 수모를 겪은 바 있어 무작정 독자 후보 출마 카드를 선택하기도 어렵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명박 대통령의 수많은 실정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국민들에게 제1야당으로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했고 민주당 역시 기성 정치권의 폐해를 답습한 것이 주 원인"이라며 "남은 대선 기간 동안 정권 견제 활동을 펴며 뼈를 깎는 혁신으로 새로운 모습을 보이는 방법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낮은 지지율을 감안하면 국회의원 128명을 보유한 제1야당 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혈혈단신 뛰어든 안철수 후보와 대등한 접전을 치르고 있는 상황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철우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20일 논평을 통해 "민주당의 목을 매는 단일화 행보는 자신감 결여에서 오는 자격지심"이라며 "어쩌다 거대 야당의 위상이 제3의 무소속 후보를 끌어 들여야 살 길이 열리는 나약한 정당으로 추락했는가"라고 꼬집었다.

한편 민주당은 지난 4'11 총선을 이끌었던 박선숙 전 사무총장이 20일 안철수 후보 캠프로 자리를 옮겨 더욱 자존심을 구기게 됐다. 정치권에선 박 전 사무총장의 '전향'이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의 안철수 후보 캠프행의 시작이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와 민주당을 더욱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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