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택 대구경찰청장의 '말발'이 먹히지 않고 있다.
지난해 11월 부임한 이후 뇌물 수수와 음주 운전 사고, 근무 태만 등 경찰관의 기강 해이에 따른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김 청장은 이달 13일 대구 달서구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입구에서 대구 성서경찰서 소속 H(53) 경위가 음주운전을 하다 시민을 치어 부상을 입히는 사고를 내자 14일 대구지역 9개 경찰서장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고 복무기강 확립을 강력 주문했다.
최근 잇따르고 있는 성폭력 등 강력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다음 달 3일까지 특별방범 비상근무에 나선 상황에서 발생한 사고이기 때문에 심각한 기강 해이를 보여주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김 청장의 지시는 일선 경찰관들에게는 '소귀에 경 읽기'에 그치고 있다.
회의가 열린 사흘 뒤인 17일 최갑복(51) 씨가 유치장 근무자가 자는 틈을 이용해 동부경찰서 유치장을 탈주했기 때문이다. 탈주 사건과 관련, 동부경찰서 상황실 부실장 H경위는 이날 오전 6시 10분 유치장 감독 순시를 했지만 최 씨의 탈주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 감독 순시 규정을 보면 부실장은 유치장 근무자들의 복무 실태는 물론 유치인 수를 확인해야 한다. 유치인 수를 확인했다면 이날 탈주 확인 시간인 오전 7시 35분을 1시간 이상 앞당길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유치장 근무자 2명도 각각 면회실과 감시대에서 잠을 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앞서 대구 성서경찰서 소속 J(37) 경사가 7일 3조5천억원대의 유사수신사기 사건의 주범인 조희팔 등과 유착해 향응을 수수하고 직무를 유기한 혐의로 구속됐고, 대구경찰청 수사과 S(42) 경사는 현금 2천만원을 받아 챙기는 대가로 급식비리내사 사건을 종결했다가 지난달 20일 구속되는 등 내부 비리 사건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김 청장은 19일 대구지역 경찰서와 지구대, 지방청 간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체 화상회의를 열고 또다시 복무 기강 확립을 지시했다.
김 청장은 이날 "최근 잇따르고 있는 경찰관 사건'사고로 참담한 심정이다. 유치장 근무자의 근무 태만으로 발생한 탈주 사건으로 수백 명의 경찰력이 동원돼 추석 치안 공백이 우려된다"면서 "간부 경찰관들이 솔선수범해 더 이상 불미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한편 회식을 자제하라"고 지시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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