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기업 '수출파워' 지긋지긋 불황 'KO'

내수 부진 탈출 해외로 '눈'…생활용품 등 품목도 다변화

대구 수출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수출 증가세가 계속되면서 지역 기업들이 해외 시장 개척에 눈을 돌리고 있다. 매일신문 자료사진
대구 수출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수출 증가세가 계속되면서 지역 기업들이 해외 시장 개척에 눈을 돌리고 있다. 매일신문 자료사진

원단을 중동에 수출하는 대구 달서구의 한 섬유업체는 최근 중동 내전 사태로 수출이 반토막났다. 내수 시장에 눈을 돌리자는 일부 내부의 주장도 있었지만 경영진은 해외 수출이 기업의 본분이자 성장 기회라며 수출국 다변화에 집중하고 있다.

이곳 임원은 "그동안 회사가 성장한 것도 수출에 집중한 덕분이다"며 "지금의 어려움도 계속해서 수출 시장을 개척하면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회사 설립 후 10여 년간 내수시장만 고집하던 한 식품 업체는 최근 해외로 눈을 돌렸다. 계속되는 불경기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시장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여겼기 때문. 이곳 대표는 "우리가 취급하는 품목을 잘만 활용하면 특정 해외 시장에서도 성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코트라와 무역협회 등 다양한 지원을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계속되는 경기 침체 속에 수출 시장을 확대 하려는 대구지역의 기업들이 늘고 있다. 글로별 경제 위기 이지만 대구가 전국 평균보다 높은 수출 성장률을 보이고 사상 최대 수출 기록을 달성하는 등 수출 파워가 성장하고 있어서다. 각 업계는 다양한 수출 판로 지원책을 내놓는가 하면 기업들은 블루오션 아이템을 찾고 있다.

◆지역 수출, 사상 최대치

최근 대구지역 수출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05년 33억3천300만달러였던 지역 수출액은 2008년 45억3천400만달러까지 증가세를 보이다 미국발 금융 위기를 겪으면서 2009년 38억9천100만달러로 감소했다. 하지만 2010년 다시 성장세를 보이며 51억9천300만달러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63억7천100만달러로 사상 최대 수출액을 갈아치웠다.(표 참조)

특히 지난달 대구의 수출액은 5억8천7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5.3%의 증가율을 기록, 전국 평균(-6.2%)과 큰 차이를 보였다. 올 8월까지 누적 수출액 역시 46억6천500만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3.6% 증가하면서 전국 최고치를 기록했다. 증가율의 경우 올 5월부터 4개월 연속 전국 최고치다.

대구시 국제통상과 관계자는 "올해는 지난해 대비 19% 증가한 75억달러 돌파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성장이 수출에 지역 기업들이 눈을 돌린 덕분으로 보고 있다. 한 전문가는 "그동안 기계 및 자동차 부품, 섬유 등이 주력 수출 분야였지만 최근에는 생활용품, 화학공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출이 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이는 수출에 돌아서는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동안 내수에만 집중했던 농림수산식품 기업들도 수출에 뛰어들었다. 그 중에는 틈새 아이템을 수출 품목으로 정해 수출 성공에 한 발 다가선 기업들도 있다. 영풍물산은 부침가루 종류를 수출하기 시작했고, 태경물산은 김을 해외에 판매하면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올 상반기 대구 수출 품목 중 농림수산물은 1천500만달러로 전년 대비 약 90% 증가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그동안 수출 규모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푸드웰은 올해부터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 7월까지 200만달러를 수출했다"고 밝혔다.

◆업체 수출 방안 백출

해외 수출이 불황 탈출구로 떠오르면서 각 산업계는 다양한 수출 활용 방안을 내놓고 있다.

그동안 섬유마케팅센터를 통해 해외 판로 개척에 집중한 섬유업계는 한미 FTA를 적극 활용하기 위해 '섬유생산 기술 활용 FTA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과 대구경북섬유직물공업협동조합이 공동으로 진행하는 이 사업은 지역 섬유업체들이 한미 FTA의 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제품의 생산 공정이나 원재료 비율 등을 바꿔주는 것이다.

섬개연 관계자는 "예를 들어 14.9%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는 PET F Yarn 85% 이상 포함된 염색 직물의 경우 10년이 경과해야 관세가 철폐된다"며 "하지만 이번 사업을 통해 PET F Yarn 85% 미만과 면 15% 이상을 포함한 염색직물로 생산 공정을 바꿔줄 경우 곧바로 관세가 철폐되기 때문에 기업들이 수출 경쟁력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섬개연은 지역 섬유업체의 지원 신청을 받아 BK보광 등 16개 업체를 우선 지원 대상 업체로 선정해 집중 지원할 계획이다.

지역 주력 산업인 기계와 자동차 부품도 수출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대구경북기계공업협동조합은 규모가 영세한 지역의 기계 및 자동차 부품 업계가 해외 거래선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수출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지역 전략사업 해외거점 구축사업'을 지난달 말부터 진행했다.

시로부터 매년 3억원씩 3년간 지원받아 진행하는 이 사업은 해외 마케팅 전문가를 채용, 해외에 마케팅 거점을 확보하고 현지 바이어와의 협력 관계 구축 등 영세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데 맞춰져 있다.

기계공업협동조합 장충길 상무는 "기술과 품질에 자신이 있었지만 선뜻 해외에 진출하기 어려웠던 영세 업체들이 많았다"며 "1단계 사업 기간 동안 집중적으로 해외 바이어를 확보하면서 참여 기업의 수를 늘려 수출 증대의 기회로 삼을 계획이다"고 밝혔다.

대구시 안국중 경제통상국장은 "지역의 수출 증가세가 단기적인 성장으로 끝나지 않도록 계속적으로 수출 지원책을 마련할 것이다"며 "이를 통해 2014년까지 수출 100억달러를 넘어설 계획이다"고 말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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