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무드는 '남의 자선으로 살아가는 빈곤자라도 자선을 해야 한다'고 기부의 중요성을 가르치고 있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다른 모든 계율을 합친 것보다 기부를 소중하게 여기며 실천한다.
곤궁하게 살던 랍비 아키바는 침대가 없어 짚단에서 생활했다. 짚더미에서 생활하니 여기저기 지푸라기가 묻기 일쑤였다. 아내 머리카락에서 짚을 떼어주던 아키바에게 한 남자가 뛰어오며 외쳤다. "짚단을 좀 주십시오. 제 아내가 아기를 낳으려는데 눕힐 곳이 없습니다." 아키바는 갖고 있던 짚단마저 그에게 건넸다.
탈무드가 사람이라면 자선과 나눔을 실천해야 한다고 가르치는 이유는 딱 한 가지다. 어렵게 살더라도 삶을 포기하지 말고 남을 돕는 인간으로 살아가도록 노력하라는 것이다. 어려운 처지에 더 어려운 이웃을 돕는 '희생의 교대' 정신을 통해 사람을 살리고 나라를 살리는 운동은 이미 100여 년 전 대구에서 일어났다. 바로 국채보상운동이다.
대구 국보공원(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의 한쪽에 자리 잡은 국채보상운동기념관은 국비와 시비(40억 원)에 민간 기부금(10억 원)이 더해져 지난 2010년 문을 열었다. 10억 원의 민간 기부 행렬에는 코 묻은 용돈을 낸 어린이부터, 천주교대구대교구 조환길 교구장까지 남몰래 동참했다. 그러나 국채보상운동기념관에서 만나는 자선과 기부운동의 백미는 역시 안중근 의사와 그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이다.
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안중근 의사는 국채보상운동에도 앞장섰다. 국채보상기성회 관서지부를 조직하여 아내의 금반지와 은반지 금비녀를 포함한 가족의 장신구 일체를 모두 헌납했다.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는 더하다. 의거로 아들을 잃고도 조선 민족의 분노를 표현한 당당한 죽음으로 여기며 돈 될 만한 것은 모두 국채보상운동에 기부했다.
이제 시대정신은 가진 자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만이 아니라 시민 누구나 기부 책임을 다해야 하는 시티즌즈 오블리주를 요구하고 있다. 오늘(21일, 금) 오후 7시 국채보상운동기념관 2층 나눔울터에서 대한민국의 노벨상 후보 고은 시인은 이 시대의 나눔과 책임에 대해서 특강한다. 기부 실천을 통해 인간성을 회복하고, 어려움을 함께 견뎌내고 싶은 모든 이들이 함께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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