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대선의 최대 변수는 야권 후보의 단일화 여부이다. 대선이 팽팽한 3각 구도로 전개되고 있어 두 후보가 연대할 경우 승률이 현저히 높아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보수진영의 꾸준한 지지를 받으며 대세론을 형성해 온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와 맞붙을 야권 단일후보가 누구로 결정될지에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활을 건 민주당의 몸부림
야권 연대의 당사자인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는 급할 것이 없다며 애써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두 후보 모두 상대에게 '아쉬울 것이 없다'는 메지시를 보내고 있는 중이다. 추후 전개될 단일화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포석이다.
겉으로 보여지는 여유와 달리 민주당은 단일화 협상에서 '을'의 위치일 수밖에 없는 처지다. '민주당으로의 단일화'라는 결과를 얻어내지 못할 경우 당의 존립까지 걱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문 후보는 20일 민주당 의원들과의 상견례에서 "박근혜 후보의 대세론은 깨졌고 안철수 후보와의 1대1 경쟁도 질 수가 없는 경쟁"이라며 "조기 단일화를 촉구할 필요도, 협상을 통한 단일화에 연연할 필요도 없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정치권은 물론 당내에서조차 이 같은 발언이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여론조사 추이를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민주당이 자력으로 대선을 승리로 이끌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문 후보는 민주당의 조직력과 집권 노하우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식으로 안 후보와의 경합에 임하는 한편 최종 담판의 순간에는 대한민국 민주화에 기여해 온 정통 야당의 입지에 대한 고려를 안 후보에게 정중히 부탁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당 차원에서 준비해온 각종 민생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들을 하나씩 발표하면서 문 후보가 진행하고 있는 현장방문 행보의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국민들은 화려한 말솜씨보다는 구체적으로 생활여건을 낫게 해줄 구체적인 정책에 목말라 있다는 판단에서다. 더불어 당원'지지단체들의 협조를 총동원, 문 후보 지지율 띄우기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민주당은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를 압도하거나 대등한 지지율을 기록할 경우 단일화 협상이 훨씬 수월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안철수, 완주할 생각?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는 20일 안랩에서 열린 임직원들과의 환송회에서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안랩은 세계 수준의 경영 투명성을 지켜나가야 할 것이다. 특권과 반칙이 없는지 사회가 엄중하게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안 후보가 12월 19일 대선까지 '완주'할 생각이 더 강한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았다.
안 후보 측 참모들도 완주 가능성을 적극 알리고 있다. 금태섭 변호사는 한 라디오에서 "당연히 대선 완주를 생각하고 나왔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 선거캠프에 합류한 김민전 경희대 교수도 단일화와 관련해 "이제 공은 민주당 쪽으로 넘어갔다"며 "정권 교체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민주당이 스스로 얼마나 개혁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느냐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하지만 안 후보가 대선 승리를 위해 문 후보와 결국은 손을 잡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지금은 야권 후보 단일화의 극적인 효과를 위해 타이밍을 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정치평론가는 "지금은 안 후보와 문 후보가 서로 대립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지만 결국은 극적인 연출을 통한 손 잡기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1997년 대선의 'DJP(김대중'김종필) 연합'과 2002년 대선의 '노무현-정몽준 연대'가 합쳐진 공동정부 방식으로 두 후보의 단일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도 있다. 정치권 한 인사는 "야당 정부라는 결과를 이뤘던 과거 두 번의 대선 방식을 야권에서는 최선의 시나리오로 생각하고 있다"며 "지금은 서로 지지율을 최대한 끌어올리는데 역점을 두다가 11월 말쯤 극적인 단일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안 후보 캠프에서 선거 총괄책임을 맡은 박선숙 선대본부장은 21일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는 목적이 될 수 없다. 안 후보가 고려하는 것은 국민이 바라는 대로 변화하는가, 국민의 요구와 바람대로 가는가이다"라며, "안 후보는 변화 쪽에 서 있다. 그것 없이는 (단일화는)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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