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을 알자] 어깨통증과 재활의학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어깨통증 환자는 210만 명에 이른다. 전체 인구에서 25명 중 1명꼴로 어깨통증 때문에 진료를 받았다는 뜻. 이는 2006년 이후 매년 연평균 9%가량 증가하는 추세다.

허리통증 다음으로 흔한 근골격계 통증이 어깨통증이다. 운동 인구의 증가로 인한 스포츠 손상의 증가와 함께 중노년층의 증가 때문에 어깨질환이 증가한 것으로 판단된다. 대표적 어깨통증의 원인으로는 오십견, 충돌증후군을 포함한 회전근개질환, 회전근개 석회화 등이 있다.

◆어깨관절에 염증이 생긴 오십견

오십견은 어깨통증과 함께 어깨의 운동 범위가 줄어드는 질환이다. 정확한 용어는 '어깨관절의 유착성 피막염'이다. 환자들이 주로 호소하는 양상은 ▷밤에 잘 때 아픈 쪽으로 눕기가 힘들다 ▷주차권 뽑기가 힘들다 ▷어깨가 아프긴 한데 관절은 아닌 것 같고 삼각근 부위가 아프다 ▷윗옷을 입고 벗기가 힘들다 ▷팔을 한 번 잘못 움직이면 수십 초 동안 어깨를 잡고 있어야 된다 등이 대표적이다. 이처럼 통증이나 움직임의 제한이 명확하다면 진단이 쉽다.

하지만 증상이 비교적 가벼운 초기 오십견인 경우, 어깨통증을 유발하는 다른 질환과 혼동되기도 한다. 오십견을 초기에 진단하고 주사치료 및 재활운동치료를 받으면 증상 기간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 그만큼 환자들은 증상이 의심스러우면 가능한 한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특히 당뇨병 환자들 중에 유난히 어깨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당뇨 환자는 일반인보다 3~5배 정도 오십견 발병률이 높고 치료도 쉽지 않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주사치료와 동시에 재활운동치료도 중요하다. 운동치료는 스트레칭 및 어깨 주위의 근력 강화로 이뤄진다. 대개 3~5차례 정도 병원에서 교육을 받은 뒤 집에서 스스로 치료하는 순서를 밟게 된다.

◆어깨 힘줄에 상처가 난 회전근개 질환

오십견과 함께 어깨통증의 대표적 원인이 회전근개 질환이다. 회전근개는 어깨관절 주위에 있는 4개의 힘줄. 회전근개질환은 반복적으로 머리 위까지 팔을 들어 올리는 어깨의 움직임과 매우 관련이 깊다.

대표적인 동작으로는 수영, 배드민턴, 과수원 가지치기, 유리창 닦기, 쪼그려서 걸레질하기, 선반 위 물건 올리기 등이 있다. 환자들이 호소하는 양상은 ▷특정 자세에서 어깨통증이 유발된다 ▷가만히 있을 때는 비교적 괜찮은데, 일을 하고 나면 묵직하게 아프다 ▷앞쪽 어깨가 꼭꼭 바늘로 쑤신다 ▷팔이 내려올 때 갑자기 뚝 떨어진다 등이다.

팔이 갑자기 힘없이 떨어진다고 호소하면 회전근개의 전층파열이 의심되는 심각한 상황이다. 회전근개질환은 크게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힘줄이 붓거나 힘줄 섬유가 약해진 '힘줄증', 힘줄 파열 정도에 따라 '부분파열'과 '전층파열'로 나뉜다.

초음파나 자기공명영상(MRI) 등을 통해 힘줄의 상태를 볼 수 있다. 통증 조절을 위해 약물치료, 물리치료와 함께 초음파를 보며 주사치료를 한다. 재발 방지를 위해 어깨 주위근 강화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회전근개 전층파열의 경우 대부분 수술적 치료를 권유하게 된다. 수술적 치료와 이후 재활치료를 시행하게 되면 6개월 내 정상 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

◆어깨 힘줄에 석회가 생긴 회전근개 석회화

회전근개의 석회화는 급격한 통증을 동반하는 급성 석회화 힘줄염과 단순한 석회화(증상성 또는 비증상성)가 있다.

급성 석회화 힘줄염은 원래 증상 없이 힘줄 내에 석회화가 있었는데, 갑자기 석회가 녹으면서 극심한 통증을 일으키는 상태를 말한다. 통증이 워낙 심해서 응급실을 찾거나 한숨도 못 자고 밤새 눈물을 흘리다가 이튿날 병원을 찾을 정도다.

대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를 복용하면 일주일 내로 나아진다. 통증이 극심하면 초음파를 보며 석회를 씻어내거나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으면 증상이 극적으로 호전되기도 한다.

계명대 동산병원 재활의학과 김두환 교수는 "어깨통증에 시달리는 환자들은 '차라리 빨리 죽는 게 낫다'고 할 정도로 삶의 의욕이 떨어지고, 비교적 고령이어서 돌봐줄 가족이 가까이 없는 경우도 많다"며 "대부분 재활의학과 어깨통증클리닉에서 원인 치료나 통증 조절이 가능하기 때문에 혼자서 오랜 시간 고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도움말=계명대 동산병원 재활의학과 김두환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