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만물에는 수명이 있는 법이다. 물론 골프클럽에도 수명이 있다. 자동차를 예로 들어보자. 차의 내구연한은 일정하지 않다. 정비를 잘하고 부품 교환을 철저하게 해주면 남들 5년 탈 차를 10년 20년도 탈 수 있다. 골프클럽도 마찬가지다. 관리를 잘 해주고 보관에도 신경을 쓴다면 수명은 훨씬 연장된다.
골퍼들 가운데는 '평생 쓰겠다'는 구두쇠도 있고, 새 모델이 나올 때마다 장비를 갈아치우는 '얼리 어답터'들도 있다. 둘 다 바른 자세는 아니다.
지나치기 쉬운 골프클럽 관리 요령을 알아본다.
◆제1철칙=차 트렁크 보관은 금물
클럽 보관의 제1 수칙은 뭐니 뭐니 해도 차 트렁크에 보관하지 않는 것이다.
먼저 도난 가능성이 높다. 골프클럽 도난 사건의 최대 원인도 차량 트렁크 보관이다. 도난당한 클럽은 중고매장에서 쉽게 환금이 가능하기 때문에 범죄의 주요 표적이 된다는 것이 경찰 관계자들의 충고다.
두 번째로 클럽의 손상 가능성이 높다. 특히 드라이버 헤드는 민감해 조그만 관리 부실이 클럽의 수명 단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트렁크에 골프백을 눕혀 둘 경우 아이언과 클럽 헤드의 접촉이 일어날 수 있다. 스틸 샤프트일 경우 간혹 녹이 슬기도 한다. 열과 습기에 약한 그라파이트 샤프트일 경우는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샤프트에 이 정도라면 그립에는 더 큰 영향을 미칠 게 틀림없다.
◆드라이버
골프클럽 제조업체들의 말을 빌리면 드라이버는 보통 2만 번을 기준으로 삼는다고 한다. 연습장에도 가지 않는 주말골퍼는 주말 휴일을 빠짐없이 라운딩을 하면 10년이 걸리는 시간이다. 대부분의 주말골퍼들이 이보다 라운딩 횟수가 적다는 점을 고려하면 관리 부실로 손상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수명을 다해서 못 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나 연습장에 자주 간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우리나라 아마추어 골퍼들이 연습장에서 드라이버 연습을 제일 많이 하는 경향이 있는 점을 고려하면 수명은 훨씬 짧아진다. 더구나 스윗스팟에 공을 맞히지 못하는 하점자들의 경우는 헤드의 손상도가 커져서 수명은 더 짧아진다. 그래서 아마추어 골퍼들에게는 1만 번을 기준으로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갑자기 비거리가 짧아졌다면 점검이 필요하다.
◆아이언
아이언에도 수명이 있다. 골프클럽 제조사들은 그라파이트 샤프트 아이언의 경우 1만 회 스윙을 교체 주기로 하면 된다고 한다. 스틸 샤프트 아이언은 그라파이트에 비해 수명이 짧다. 탄성이나 복원력이 그라파이트보다 못하기 때문이다. 또 번호에 따라 사용빈도는 천차만별이다. 3번은 물론이고 4번이나 5번 아이언은 가방 무게만 더 나가도록 할 뿐 사용하지 않는 골퍼들도 적지 않다. 반면 8, 9번이나 P, A, S 등 웨지류의 빈도는 훨씬 높아진다. 아이언 가운데는 저항이 강한 벙커에서 사용하는 샌드웨지(S)의 수명이 제일 짧다고 한다. 웨지류를 별도로 판매하는 이유가 다 있는 법이다.
◆퍼터
퍼터도 클럽인 만큼 수명이 있다. 하지만 아마추어 골퍼들이 퍼터가 손상될 정도로 연습을 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명이 다해서 사용하지 못하는 퍼터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물론 약간의 손상이 가면 결과는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교체를 해야 한다. 그러나 퍼터 역시 '궁합이 잘 안 맞는 것 같아서'라는 것이 교체 이유 가운데 제일 많다.
◆그립
클럽 교체보다 훨씬 더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 그립이다. 그립이 낡아서 손바닥과의 접촉면이 일정하지 않을 경우 샷이 제대로 될 리가 없다. 딱딱하다는 느낌이 들면 교체 시기가 지난 것이라고 보면 된다. 골프숍에서 추천하는 교체 주기는 1년이지만 주말골퍼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클럽 교체를 고민하기 전에 먼저 그립 교환부터 해 보는 것도 방법이다. 또한 관리 여하에 따라 수명이 늘어나고 줄어드는 폭이 제일 큰 것 또한 그립이다. 젖은 수건으로 자주 닦아주는 것은 그립 수명 연장의 지름길이다.
이동관기자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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