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낙동강·지류 제방 유실은 보 설치로 물 흐름 바뀐 탓"

환경단체 구미보 주변 등 확인

제16호 태풍 '산바'의 영향으로 구미보 인근 제방과 낙동강 지류인 감천 및 회천 제방 상당수가 유실된 것으로 확인돼 정부가 건설한 낙동강 보(洑)로 물 흐름이 변화하면서 피해를 키웠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번 태풍의 영향으로 부산국토관리청이 구미보를 건설하면서 조성한 인근 생태공원 20여m 앞까지 제방이 무너져 점검 및 보강공사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대구환경운동연합과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가 최근 구미보 주변을 확인한 결과 구미보 서쪽 강변 하류 100m 아래쪽으로 폭 40∼100m, 길이 200m가량의 제방이 유실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곳은 태풍이 오기 전과 비교해 평균 두께 1m가량의 흙이 유실된 상태였다.

낙동강 지류인 감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낙동강과 합류하고 있는 감천의 제방 50m가 붕괴됐으며, 역행침식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해 놓은 하상보호공도 상당수 유실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감천 강바닥에 설치해 놓은 어도가 대부분 붕괴되면서 대형 콘크리트 구조물이 하천 바닥에 흉측하게 그대로 묻혀 있었다.

낙동강에서 2㎞가량 떨어진 구미천 덕산교는 주변 흙과 모래가 유실돼 일부 통행이 금지될 정도로 위험한 상태로 확인됐다. 덕산교 바로 옆 자전거도로의 철제 가드레일은 곳곳이 휘어지고 떨어져 나갔다.

고령군 지역에서 낙동강으로 합류하는 회천 제방 510m도 붕괴돼 일대 주택과 공장, 농경지에 큰 피해를 냈다.

박창근 교수는 "보가 설치돼 낙동강 수위가 올라가면서 물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다 보니 제방이 심각하게 유실된 것"이라며 "낙동강 지류 역시 역행침식을 막기 위해 일부 하상보호공을 설치했지만 불어난 유량과 유속을 견디지 못하고 유실됐다. 이것은 4대강 공사로 인한 재앙이다"고 주장했다.

구미'전병용기자 yong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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