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승기] '시트로엥 DS4'…쿠페의 날렵함+SUV의 활용성

프랑스 감성을 담았다

최근 한불모터스가 국내에 선보인 시트로엥 DS4는 전형적인 프랑스 차다. 감성과 다양성을 중시하는 프랑스 문화가 차량 곳곳에 녹아 있기 때문이다. DS4의 실내 디자인은 심플하다. 단조롭다는 인상을 줄 정도로 별다른 특색을 발견하기 어렵다. 하지만 외형은 퓨전 스타일이다.

스포츠 유틸리티차량(SUV)에 쿠페 스타일을 접목시킨 덕분에 해치백과 왜건'SUV'미니밴의 특성을 두루 갖추고 있다. 그래서 붙여진 이름이 크로스오버 유틸리티차량(CUV)이다.

감성 만족을 위해 공을 들인 흔적도 뚜렷하다. 운전자는 비상등 또는 방향지시등을 조작할 때, 안전벨트를 매지 않았을 때 들리는 경고음을 선택할 수 있다. 경고음은 말발굽소리'전화벨 소리 등 4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계기판 조명도 다양한 컬러로 바꿀 수 있다. 운전자의 취향을 배려한 부분이다.

또 뒷문 도어가 유리창 부분에 숨겨져 있으며 사이드미러에 장착된 램프는 사각지대와 차로변경 시점을 알려준다. 운전석과 조수석은 마사지 기능을 내장하고 있어 장거리 운전을 할 때 피로감을 덜어 주며 운전석 옆 콘솔 박스에는 220V 콘센트가 장착되어 있어 휴대전화 등을 충전할 수 있다.

공간 활용성도 뛰어나다. DS4의 햇빛가리개는 앞뒤로 접었다 펼 수 있을 뿐 아니라 스크린처럼 위로 올렸다 내릴 수도 있다. 내렸을 경우에는 일반적인 자동차처럼 시야가 확보되지만 스크린처럼 올리면 시야가 45도 정도 더 확보된다. 운전자의 이마 위까지 창문이 더 열린다고 보면 된다.

수납공간의 실용성도 높다. 변속 레버 앞쪽에 있는 수납공간은 500㎖ 음료수 4개를 세워서 넣을 수 있을 만큼 깊고 넓다. 특히 에어컨과 연결되어 있어 에어컨을 틀면 찬바람이 나와 아이스박스 역할을 한다.

운전자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부여하고 있는 DS4의 가장 큰 특징은 자동과 수동을 결합한 6단 변속기에 있다. 운전자는 자동과 수동을 선택할 수 있다. 수동이라고 해서 클러치를 밟고 기어를 넣는 형태는 아니다. 운전대에 부착된 버튼을 이용해 기어를 변속하는 일종의 반자동 스타일이다.

차량 내'외부를 두루 살펴본 뒤 본격적인 시승을 위해 시동을 걸었다. 디젤 엔진 특유의 거친 소리가 들렸다. 주행코스는 황금네거리~신천대로~북대구IC~도동분기점 팔공IC~신천대로~황금네거리 구간으로 잡았다. 시내와 고속도로 주행을 모두 경험해 보기 위해서였다.

주차장을 빠져 나와 가속 페달을 밟으니 붕하는 소리와 함께 차가 울컥거렸다. 마치 스틱 차량을 몰고 기어를 바꾸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이는 6단 반자동 변속기의 특성 때문이다. 울컥거림은 1~3단으로 기어가 바뀔 때마다 계속됐다. 신천대로에 접어 들면서 기어가 4단 이상으로 올라가자 울컥거림은 많이 줄어들었다. 속도를 줄일 때도 마찬가지였다. 브레이크를 밟으면 울컥거리면서 속도가 감소했다. 과거 잠시 동안 스틱 차량을 운전한 뒤 오랫동안 오토 차량만을 타고 온 기자에게 울컥거림은 추억을 되새기는 산물처럼 다가왔다.

공회전이나 가속할 때 엔진 소리는 큰 편이지만 코너링은 안정적이어서 운전하는 맛은 좋았다. 특히 DS4에 탑재된 1.6ℓ 디젤 엔진은 동급 최강인 최대 토크 27.5㎏'m를 자랑하기 때문에 가속페달을 밟자 순식간에 시속 100㎞를 넘어섰다. 안정감과 승차감은 좋은 편이었지만 실내 정숙도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특히 저속에서 기어가 변속될 때 들리는 요란한 엔진 소리는 귀에 거슬렸다.

DS4는 뛰어난 연비를 자랑한다. 수동과 자동을 결합한 변속기를 장착한 덕분에 올해 에너지관리공단의 공인연비 테스트에서 국내 출시 차량 중 3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6단 반자동 변속기는 DS4의 장점인 동시에 단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변속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호불호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6단 반자동 변속기를 처음 접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익숙해지면 오히려 운전하기 좋다는 것과 울컥거림이 거북하다는 것으로 양분되어 있다. 기자가 시승을 해 본 결과 오르막을 만나지 않는다면 수동 상태에서 3단을 놓고 6단까지 기어를 조절해 가며 운전하는 것이 울컥거림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었다. 또 자동 상태에서 운전을 할 때에도 브레이크 대신 가속페달을 통해 속도를 조절하면 울컥거림을 최소화 할 수 있었다. 6단 반자동 변속기는 푸조-시트로엥 그룹이 거액을 투자해 개발한 야심작이다. 시승을 마친 뒤 스틱 차량이 많은 유럽과 달리 오토 차량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국내 시장에서 어떤 성적표를 남길지 궁금해졌다. DS4는 3천960만원과 4천390만원 두 종류가 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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