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TV만 보는 엄마·아빠 "자녀에 책 읽으라니…"

성인 독서량 OECD 최하위권…독서 습관 부모가 모범 보여야

그래프=(자료: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그래프=(자료: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평범한 직장인 A(43) 씨는 독서와 거리가 멀다. 책을 거의 잡지 않을 뿐더러 어쩌다 한 번 읽을라치면 이내 눈꺼풀이 무거워지고 머리도 아프다. "변명 같지만 제 시간에 퇴근하는 경우가 거의 없어 주말 시간이 나면 아무 생각 없이 쉬는 게 낙이죠. 어릴 때부터 독서 습관이 몸에 밴 것도 아니고…. 그래도 초교 6학년인 아들에겐 책을 많이 읽어야 된다고 강조해요. 저보다 나은 삶을 살길 원하니까."

독서 교육의 중요성을 느끼면서도 자신은 제외한 채 자녀에게만 책을 읽으라고 이야기하는 부모들이 적지 않다. 독서 교육에 관심을 가져온 전문가들은 하나 같이 부모가 모범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우리나라 성인들의 독서량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는 하루 이틀 들려온 것이 아니다. 연간 성인 독서량은 계속 줄어 2011년에는 연간 9.9권. 한 달에 1권의 책도 읽지 않은 셈이다. 미국(6.6권), 일본(6.1권)에 한참 못 미치고 OECD 국가 중에서 최하위권이다.

그렇다면 어린이들의 독서 실태는 어떨까.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은 지난 7월 전국 15개 시'도 5~10세 어린이를 자녀로 둔 보호자 1천명을 대상으로 한 '5~10세 어린이의 독서와 도서관 이용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 결과는 어린이의 독서에 부모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일깨워주고 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책 읽기를 좋아하는 어린이의 비율은 59.4%, 1개월 평균 독서량은 22.8권이었다. 눈여겨 볼 부분은 '어린이가 책을 읽게 되는 계기'에 대한 설문 결과. '보호자가 독서 지도를 해서'라는 응답이 46.8%로 가장 높았고 '아이 스스로 찾아 읽어서'(35.1%), '학교 숙제 및 과제 때문'(10.7%)이라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특히 독서를 선호하는 부모일수록, 학력이 높은 부모일수록 '보호자가 독서지도를 해서'라는 답이 가장 많았다.

도서관 관계자는 "부모 스스로 독서를 좋아하는지, 자녀의 독서 교육에 관심을 갖는지가 자녀가 독서 습관을 들이는 데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는 결과"라고 했다.

채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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