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대기업 채용 시험 응시자의 토익 평균 점수는 600점대 후반이었다. 이 점수로 대기업에 취업하기는 어렵고, 다수의 응시자는 떨어지기 마련이다. 부모들은 '대학 공부를 시켜도 취직이 안 된다'고 푸념하고, 일부 언론은 '토익 800점 안 되면 대기업 원서도 못 내는 더러운 세상'이라고 비판하고, 세상의 이목을 끌고 싶어 하는 학자들과 표를 생각하는 정치인들은 그들을 위로하느라 여념이 없다. 온 세상이 한마디씩 거드니, 청년들은 자신이 대기업에 못 간 책임이 사회구조에 있는 줄 안다.
대기업에 낙방한 자식을 둔 부모, 세상을 탓하는 언론인과 정치가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이 경영자라면 전문 기술도 없고 토익 점수가 600점대인 응시자를 채용하겠는지? '더러운 세상을 끝내고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불성실한 응시자를 모두 합격시켜 기업을 어떻게 운영하려고 하시는지?
'청년세대가 불쌍하다'고 한다. 하지만 우는 소리를 하는 청년들 중에 최선을 다하고도 실패를 맛본 사람은 드물다. 그들 중 다수는 최선을 다하지 않았으며, 때로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대기업에 입사 원서를 제출하는 행위를 '시도'라고 말할 수는 없다.)
일각에서는 그래도 기성세대들은 기회가 있었지만, 요즘 젊은이들에게는 기회조차 없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글쎄 그런가? 현재의 20대, 30대 초반이 60대 중후반, 70, 80대보다 기회가 더 적은 사회에서 살고 있는가? 청년세대가 선배세대보다 더 치열하게, 더 힘들게 살고 있는가? 백번 양보해도 우리나라 60, 70, 80대의 삶이 현재 20대의 삶보다 나았다고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우리나라 60, 70, 80대는 젊은 시절 먹지 않고, 쓰지 않고, 쉬지 않고, 입지 않고, 공부하지 못하고 오직 일만 했다. 내일(자식)을 위해. 그들이야말로 울고 싶은 세대이고, 위로받아야 할 세대일 것이다.
한국의 10대와 20대가 60, 70, 80대가 그랬던 것처럼 오직 먹고, 자고, 입는 데 인생을 다 바치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 비참한 세월을 끝내기 위해 할아버지, 아버지 세대들이 그토록 '죽도록' 일했으니, 후세는 그보다 더 인간적이고 품위 있는 인생을 살아가야 한다. 그러나 10대든 20대든 먹고 자고 입어야 한다는 사실, 그 기본적인 것들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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