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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 기업을 꿈꾼다] <8.끝> 태창철강

1946년 '쇠 파는 가게' 2012년 철강유통 선두기업

국내 최대 철강유통회사인 태창철강의 자산은
국내 최대 철강유통회사인 태창철강의 자산은 '창의적인 사람'이다. 인재를 바탕으로 회사는 해외 시장을 개척, 매출 1조원을 뛰어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밤이 되면 마치 거대한 예술작품처럼 변하는 태창철강 본사 건물 외벽.
밤이 되면 마치 거대한 예술작품처럼 변하는 태창철강 본사 건물 외벽.

대구 달서구 성서산업단지의 태창철강 본사 건물 외벽은 밤이 되면 반짝이는 별이 하나둘씩 나타나면서 마치 거대한 예술작품처럼 변한다. 건물을 향해 쏘아 올리는 아름다운 조명은 에펠탑의 조명을 설계했던 프랑스의 얀 케르샬레(yann kersale)가 설계해 유명세를 탔다.

주변의 정형적인 사각형 건물들과 달리 삐뚤삐뚤한 모습의 건물은 회사가 강조하는 '창조'의 정신을 대변하는 듯하다.

국내 최대 철강유통회사인 태창철강은 66년의 긴 역사에 새 이정표를 찾아가고 있다. 매출 1조원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이 그것이다. '창조와 성실'을 DNA로 가진 직원들이 튼튼한 뿌리를 이루며 회사 성장과 미래를 열어가고 있다.

◆철강 유통의 선두주자

태창철강의 모태는 1946년 경북 김천에서 문을 연 '협화상회'다. 이성진(사진) 대표는 "초창기 협화상회는 단순히 쇠를 파는 가게였지만 해방 이후 최초의 철재상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협화상회는 1952년 대구 중구로 옮기면서 태창철강의 전신인 '태창철재'로 이름을 변경, 철재 유통과 함께 가공을 시작했다. 당시 철재를 필요로하는 곳이 많았던 터라 철재 유통은 마음만 먹으면 무게를 속여 판매 이익을 취하기 쉬웠다.

하지만 태창철재에서 사재기를 통한 이익은 없었다. 정직과 정도의 철학이 확고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설립 초기부터 지켜온 정신이 그대로 계승되면서 현재의 태창철강을 이루는 근본이 됐다"고 말했다.

회사가 본격적으로 성장한 것은 1960년대 후반 틈새시장을 확대하면서다. 당시 철재상들은 이익을 많이 남길 수 있는 대규모 납품에만 공을 들이고 있었다. 하지만 태창철강은 다른 철재상들이 관심을 두지 않는 소비자들을 찾아다녔고, 대구가 아닌 경북과 경남까지 마케팅 활동을 펼쳤다.

이 대표는 "새로운 시도가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하면서 1982년 대한민국에 처음으로 코일서비스센터라는 개념을 도입해냈다"며 "또 1994년에는 가공업체로는 처음으로 해외공장을 건립했다"고 밝혔다.

현재 태창철강은 8개 관계사로 구성된 철강 전문 기업. 태창철강은 철강의 단순 가공과 유통을 담당하고 있으며 관계사들은 조경과 정보산업, 조선사업 전문 관계사 등이 있다. 해외 철강 시장 개척을 위해 중국 베이징 공장도 운영하고 있다.

◆인재가 재산이다

태창철강을 이끌어가는 힘은 '사람'이다. 머리가 좋고 실력이 뛰어난 인재들이 많다기보다 회사의 철학을 마음속에 담은 '인물'들이 많다.

이 대표는 "도전, 열정, 창조, 윤리라는 회사 원칙을 실천하기 위해 직원들에게 항상 두 가지를 주문한다"며 "바로 강인한 체력과 끊임없는 자기계발"이라고 말했다.

본사에는 일반 피트니스장 못지않은 최신식 시설을 갖춘 체력단련장이 있다. 태창철강은 이곳에 전문 트레이너를 두고 직원들의 건강을 관리한다. 직원들에게 일일 목표치를 정해주고 이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대표는 "우리 회사에는 배가 나온 직원이 없다"며 "직원들의 건강이 회사의 건실함이라고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직원 교육에 대한 투자도 열성이다. 전 직원에게 어학교육 비용을 지원하고 해외연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 회사 곳곳에 자리한 서재와 각종 예술작품들은 제조 유통회사 직원들에게 인문학과 예술, 철학 등을 스스로 깨우치도록 한다.

이 대표는 "이 같은 교육이 직원들의 인성을 바꾸고 자신의 일을 좀 더 창조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강조했다.

사외 강사를 초빙한 교육과 해외 산업시찰 및 단체 연수는 직원 하나하나를 경쟁력 있는 인재로 만들어낸다.

회사 관계자는 "태창철강은 동종업계에서 '철강유통 사관학교'로 소문이 나 있을 정도로 인재를 만들어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이들이 자산이고 직원들이 가지는 마인드가 우리 회사의 강점이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인재상 속에 태창철강은 지난해 2천2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철강유통의 선두그룹을 형성했다.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10% 성장한 약 2천40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철강 유통을 뛰어넘다

태창철강은 지금까지의 모습에서 벗어나 글로벌 기업을 향한 발걸음을 시작했다. 한국 본사를 주축으로 중국에 생산거점을 두는 한편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해 인도와 러시아, 몽골 등 해외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그 이면에는 철강 유통회사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것도 있다. 이 대표는 "유통만으로는 회사가 계속 성장할 수 없다"며 "이를 위해 지금까지 가공 부문으로 확장을 추진해왔고 앞으로는 생산자로서도 거듭나려 한다"고 말했다.

포스코와 협력관계를 유지하면서 동반성장의 모델이 되려는 목표도 세웠다. 이 대표는 "포스코와 해외진출을 함께 추진하는 한편 회사 영업팀의 해외 현지화를 추진할 것"이라며 "이미 한국과 중국, 일본은 하나의 시장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태창철강의 미래는 원천기술의 확보와 사업의 다각화다. 이미 관계사 설립을 통해 IT와 그린, 조경 분야로 사업을 확대한 태창철강은 이를 통해 다양한 원천기술을 개발해 유통만이 아닌 기술을 가진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것.

이 대표는 "미래 먹을거리를 준비하는 것은 기업으로서 당연하다"며 "태창철강 하나만으로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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