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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만에 떠내려간 다리 난간…10억 투입 '강촌햇살교'

대구 동구 방촌동 우방강촌마을 아파트와 수성구 고모동 팔현마을을 잇는 강촌햇살교의 난간이 온전했던 모습과 이달 17일 태풍 산바에 의해 난간이 유실된 채 방치된 모습. 이화섭기자
대구 동구 방촌동 우방강촌마을 아파트와 수성구 고모동 팔현마을을 잇는 강촌햇살교의 난간이 온전했던 모습과 이달 17일 태풍 산바에 의해 난간이 유실된 채 방치된 모습. 이화섭기자

대구 동구 방촌동 우방강촌마을 아파트와 수성구 고모동 팔현마을을 잇는 강촌햇살교가 준공된 지 한 달 만에 태풍 '산바'에 의해 부분 파손돼 예산 낭비'관리 부실이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

25일 오후 강촌햇살교에는 대부분의 난간이 사라지고 없었다. 우방강촌마을 아파트 방향에 남아있는 3, 4개의 난간을 보고서야 이 다리에 난간이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다리 위를 지나가던 한 자전거 운전자는 "자칫 잘못하면 빠질 수도 있겠다"며 "지나갈 때마다 조마조마하다"고 걱정했다.

이 다리에 난간이 사라진 것은 이달 17일 태풍 산바로 인해 금호강 물이 불어나면서 부유물들이 다리 난간에 걸린 데다 영천댐 방류로 인한 수압을 견디지 못해 난간이 부러졌기 때문이다. 국비 10억원에 난간 공사비만 3천만원이 투입된 강촌햇살교는 결국 한 달 만에 흉물로 변해버렸다.

강촌햇살교에 설치된 난간 기둥의 지름은 약 3㎝로 돼 있어 강가의 나무가 떠내려와 난간에 걸리면 버티기 힘들 정도로 약해 보였다.

대구시 건설본부에 따르면 이 난간은 물이 불어나 다리를 덮치게 되면 수동으로 난간을 넘어뜨릴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하지만 다리 주변 주민들은 "아무도 난간을 넘어뜨리기 위해 나온 사람이 없었다"고 말했다.

대구시 건설본부 한 관계자는 "강촌햇살교가 개통되면서 관리 권한을 해당 지자체에 넘겨주는 과정 중에 태풍이 닥치다 보니 난간을 넘어뜨리는 작업은 시공사가 했어야 했다"며 "시공사에도 연락을 했지만 시공사가 나서지 않은 듯하다"고 말했다.

팔현마을 주민 여환진(65'대구 수성구 고모동) 씨는 "물이 빠지고 나서 강촌햇살교에 가 보니 뜯겨진 난간과 부유물들이 다리 위에 엉켜 흉물스러웠다"고 말했다.

대구시 건설본부 관계자는 "이른 시일 내에 강촌햇살교 난간을 신속하게 복구할 것"이라며 "유사시에 난간을 빠르게 넘어뜨릴 수 있는 방법도 함께 연구하겠다"고 밝혔다.

이화섭기자 lhssk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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