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추석 연휴를 앞둔 극장가의 모습이 예년과는 조금 달라 보인다. 보통 한가위를 겨냥한 영화들이 쏟아져나와야 할 시점이지만 눈에 띄는 라인업이 아니다. 이에 따라 '광해, 왕이 된 남자'의 흥행 질주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 가운데 이번 주에는 지난 시리즈에 이어 가족을 구하기 위한 전직 특수요원의 이야기를 다룬 '테이큰2' 와 살아있는 곰 인형이 등장하는 성인 코미디 '19곰 테드'가 개봉해 관객들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먼저 1편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여 속편의 개봉이 기대를 증폭시키고 있는 '테이큰2'는 무대를 이스탄불로 옮겼다. 리암 니슨의 액션 영화인 만큼 적어도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는 미리 보장되어 있다.
브라이언(리암 니슨)의 딸인 킴(메기 그레이스)의 납치 사건으로 조직이 전멸하다시피 하고 가족의 목숨까지 빼앗긴 인신 매매범 일당은 브라이언에게 똑같이 복수하기 위해 자신들의 남은 역량을 총동원해 그를 뒤쫓는다. 그리고 이스탄불을 여행 중이던 브라이언과 전처 레노어(팜케 얀슨)를 기습해 그들을 납치한다. 낯선 도시에서 복면에 가려진 채 어디론가 끌려가는 브라이언은 오직 소리에만 의존해 자신의 위치를 파악해 나가고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한다. 이윽고 브라이언은 위기에 빠진 가족을 지키기 위해 납치범을 역추적하기 시작한다.
이 영화가 관객을 사로잡는 것은 화려한 액션만이 아니다. 자신의 가족을 위협하는 자는 가차 없이 응징하는 가장의 모습이라는 이야기 역시 강한 카타르시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전편의 파리와 마찬가지로 역사적인 도시 이스탄불을 배경으로 촬영하면서 모스크사원과 거대한 시장 등 웅장한 건축물과 이국적인 풍경을 스크린에 펼쳐 놓는다. 한편 메가폰을 넘겨받은 '트랜스포터-라스트 미션'과 '콜롬비아나'의 올리비에 메가턴 감독의 게릴라 촬영 기법 역시 이채롭다. 상영 시간 92분, 청소년 관람 불가.
이에 비해 '심슨 가족'을 연상시키는 '19곰 테드'는 명백히 어른들을 위한 코미디를 지향하고 있다. 그냥 곰인형이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어른 곰의 생활과 고뇌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독특한 발상이다.
어린 시절 외톨이로 지내던 존(마크 월버그)의 소원으로 생명을 얻은 곰인형 테드(세스 맥팔레인)는 말을 하고 걸어 다니는 모습을 통해 세계적인 스타가 된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고 사람들의 기억에서 멀어지면서 방황하게 된 테드는 술과 여자에게 작업 걸기 등으로 하루를 보내는 한량 같은 삶을 살고 있다. 그래도 그의 곁에는 27년 친구 존이 있기에 그래도 살 만하다. 하지만 존의 여자친구 로리(밀라 쿠니스)가 자신의 남자친구로부터 테드가 멀어지기를 바라면서 이제 어른 곰은 홀로서기를 해야 할 때가 왔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성인용 TV 애니메이션 시리즈 '패밀리 가이'팀에 의해 탄생한 성인 곰인형의 이야기는 이미 해외 박스오피스를 초토화한 바 있다. 이제 남은 것은 국내 어른들의 반응을 지켜보는 일이다. 상영 시간 106분, 제목처럼 청소년 관람 불가.
김삼력 영산대 영화영상학과 교수 ksr@ys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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