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문재인, 안철수 대선 후보가 선거대책위원회 인선을 둘러싼 세싸움에 돌입했다.
박'문 후보는 화합형, 안 후보는 참여형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있다. 아직 완벽하게 구축되지 않아 여백이 많은데 누굴 채우느냐에 따라 지지율 확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내부 단속 나선 박근혜
박 후보는 '원조 친박'을 불러들이며 내부 단속에 나섰다.
빠지는 표가 없도록 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이주영 대선기획단장은 26일 기자회견을 열어 중앙선대위 의장단에 이한구 원내대표, 김무성 전 원내대표, 당내 대선 경선 경쟁자였던 김태호 의원, 안상수 전 인천시장,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이 임명됐다고 발표했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공직선거법상 선대위에 참여할 수 없다는 중앙선관위의 의견이 있어 인선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의장단은 '준(準)선대위원장' 급으로 부위원장보다 상위 직책이며 중앙선대위원장에 준하는 기능을 하게 된다. 일단 경쟁자와의 포옹에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중앙선대위 부위원장에는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의원, 이혜훈 심재철 정우택 유기준 김진선 최고위원이 임명됐다. 서병수 당 사무총장은 선대본부장에, 권영세 전 사무총장은 종합상황실장이 됐다.
조금 드러난 선대위는 일단 탈박(脫朴)했던 김 전 원내대표와, 관계가 느슨해졌던 유 의원, 쇄신파 리더격이던 남 의원과 함께 친이계였던 경쟁자를 안으면서 계파를 초월해 화합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비박(非朴) 진영의 세가 큰 정몽준 이재오 의원은 명단에서 빠지면서 '반쪽 화합'이라는 말이 나왔다. 이 의원은 개헌 카드를 꺼내들면서 박 후보를 압박하고 있다.
선대위원장 인선을 두고는 '중량감 있는,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사람을 영입 중이라지만 캠프 내에서는 외부수혈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리가 들린다. 사람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윤여준 불러들인 문재인
문 후보는 선대위 산하 '민주 캠프'에 '안철수의 멘토'로 세간에 알려졌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국민통합추진위원장에 전격 발탁했다.
민주통합당 인사들의 안 후보 캠프행을 의식한 '외연 확장'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진보 진영뿐 아니라 중도보수층까지 안겠다는 행보로 읽힌다. 다소 파격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문 후보 대선기획단 박영선 기획위원은 같은 날 "문 후보는 이념, 지역, 당파 등으로 쪼개진 한국 사회가 갈등과 대립을 넘어, 이제는 서로 상생하고 공존하는 통합의 지혜를 찾아내야 한다는 점에서 윤 전 장관과 인식을 같이했다"며 인선 배경을 밝혔다.
하지만 윤 전 장관이 전두환'노태우'김영삼 정부에서 근무했고, 1997년 한나라당 이회창 대선 후보의 최측근이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야권이 시끄럽다.
문 후보는 선대위 산하 정책 캠프인 '미래캠프'의 남북경제연합위원회 위원장에 비노 진영을 상징하던 정동영 상임고문을 임명하면서 "박 후보와는 다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선기구를 수평적으로 만들고 이념, 정파를 초월해 선대위 퍼즐을 맞추고 있다. 확장성이 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파격적인 선대위 구성 안철수
'정치 혁신'을 내세운 안 후보는 두 후보와는 다른 색깔의 선대위를 꾸리고 있다. 정당 소속이 아니어서 조직을 가동하지 못하자 안 후보 지지세력이 자연스럽게 크고 작은 모임을 전국 곳곳에 만들고 있다. 민주당에서 큰 박선숙 전 의원을 총괄본부장에 기용하면서 '깜작 인선'을 한 안 후보는 법률지원'대외협력'정책기획' 상황실 등 선거를 치르기 위해서 꼭 필요한 기능만 가동하고 고문단, 의장단, 자문단이나 직능팀, 조직팀 등 다소 불필요한 축은 없애면서 단촐한 캠프를 구성하고 있다. 안 후보의 선대위가 다소 파격적으로 보이는 것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캠프를 가동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방했고, 시건장치가 있는 박 후보 캠프와는 달리 개방형 카페 형식의 캠프를 여의도가 아닌 종로에 차렸기 때문이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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