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면부 골절(상)

여러 뼈 복합골절 많아…제때 진단·치료 않으면 변형 초래

이모(31) 씨는 갓 돌을 지난 아기를 키우는 엄마이다. 어느 날 이 씨는 아기의 머리에 얼굴을 부딪혔다. 이후 약간의 통증과 부기가 있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코가 휘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좀 지나면 '괜찮겠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 달 정도 시간이 지나 코가 너무 휘어진 것 같아 병원에 갔다. 의사는 코뼈가 골절된 채로 시간이 너무 오래되어 내려앉은 뼈를 제자리로 돌려놓을 시간이 지났다고 했다. 코 성형수술 외엔 달리 방법이 없는 상태였다. 그래서 1년 뒤 수술 일정을 잡았다.

◆안면부, 여러 뼈로 구성

안면부는 두개골'비골'관골'안와골'상악골과 하악골 등 다양한 뼈들이 퍼즐을 맞추듯이 입체를 이루고 있다. 그 때문에 안면부의 골절은 하나의 골절뿐만 아니라 주위의 구조를 이루는 뼈들이 함께 골절되는 경우가 많다. 안면부 골절의 원인은 아이의 머리나 문에 가볍게 부딪치는 것부터 추락사고, 자동차 사고와 같은 큰 힘이 작용하는 것까지 매우 다양하다.

안면부 골절은 크게 비골 골절'안와골 골절'관골 골절'상악골 골절'하악골 골절'전두골 골절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충격이 가해진 위치나 방향에 따라 골절이 일어나는데, 여러 뼈가 복합적으로 골절이 일어나는 경우가 흔하다.

이렇게 안면부 골절이 발생했을 경우 적절한 시기에 진단과 치료를 받지 못하면 안면부에 변형이 올 수 있다. 또 나중에 이미 변형된 안면골을 교정하려면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든다. 그러므로 안면부에 외상을 입었다면 제때 전문의에게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비골 골절

▷증상=비골(코뼈) 골절은 안면부 골절 중 가장 흔한 질환이다. 비골은 구조적으로 매우 얇은 편이고 얼굴 중앙에 돌출되어 있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외부 충격에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쉽게 손상받을 수 있다. 비골 골절이 일어나면 흔히 붓거나 코피가 나고, 통증이 발생한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의 경중은 골절의 경중뿐만 아니라 개인별 차이가 많아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상당수 사람이 가볍게 생각하고 그냥 지나치게 된다.

적절한 시기에 치료가 되지 않으면 코가 휘거나, 콧구멍이 막히는 등의 후유증을 초래하게 된다. 환자가 병원에 가게 되면 진찰 및 엑스레이 촬영으로 골절 여부를 확인한다. 골절이 의심되는 경우는 좀 더 정확한 진단과 수술을 위해 컴퓨터단층 촬영(CT)을 하는 것이 좋다.

▷치료=가급적 빨리 치료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부기가 있는 경우 골절 후 5~10일 후, 부기가 빠진 뒤 치료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15일 안에는 정복(골절 등으로 어긋난 뼈를 본디로 돌리는 것)을 해야 한다. 15일을 넘기면 뼈가 부서진 채로 붙기 시작해 정확한 정복이 어려울 수 있다. 특히 어린이의 경우에는 골절된 뼈가 붙는 시간이 성인보다 빨라 상대적으로 좀 더 빨리 손을 써야 한다.

정복수술 때 통증이나 코피가 심할 수 있다. 따라서 보다 안전하고 정확한 정복을 위해 보통 전신마취를 한 뒤 폐쇄 정복술(코 안으로 긴 수술 기구를 넣어서 부서진 뼈를 제 위치로 맞추는 수술)을 하게 된다.

비골 골절의 예후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일정 기간 안정이다. 정복술을 시행한 뒤 몇 주간은 수술 부위에 손상 및 자극이 없어야 한다. 뼈 조각들이 완전하게 원래의 위치에 가서 붙은 상태가 아니기 때문이다. 수술 후에는 플라스틱 재질의 보호 장구를 착용해야 한다. 이와 함께 환자는 세수할 때나 코를 풀 때, 코에 힘이 가는 행동이나 안경을 끼는 등의 압력을 줄 수 있는 행동을 삼가야 한다. 짧게는 1개월에서 길게는 3개월 동안 뼈 조각이 붙을 때까지 주의해야 한다.

비골 골절은 골절의 경중이나 환자의 나이, 수술 후 관리에 따라 추후 2차적 변형도 생길 수 있다. 이런 경우 손상을 입은 시점을 기준으로 6개월에서 1년 뒤 코 성형수술을 받아야 할 수도 있다. 코 성형술의 경우 휘어져 붙어 있는 코뼈를 인위적으로 골절시켜 다시 배치시키거나 연골이나 실리콘 등을 삽입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한다.

사진'박노익 선임기자 noik@msnet.co.kr

도움말'홍용택 대구파티마병원 성형외과 주임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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