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물의 세계] 반려동물의 골절상

사고를 당하면 사지의 장골이 골절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대퇴골의 원위단과 요척골의 원위단에 골절이 돼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이 부분의 뼈가 다른 부위보다 가늘고, 떨어질 때 지면에 먼저 닿아 손상을 잘 받기 때문이다.

어느 날 아침에 보호자가 1년생 반려견(푸들)을 안고 계단을 내려오다가 떨어뜨렸는데 개가 다리를 들고 다닌다며 찾아왔다. 전지 왼쪽에 부종과 다리의 각도가 꺾인 상태로 육안적인 소견으로도 상태가 심각함을 알 수 있었다. 전지는 요골과 척골의 2개의 뼈로 형성되어 있는데, 방사선 촬영을 해보니 두 개의 뼈가 완전 골절되어 있었다.

골절은 뼈가 가늘고 긴 반려견에서 잘 발생한다. 특히 푸들과 치와와, 포메라니언, 미니츄어핀세르 종이 그렇다. 이들 종의 공통점이 뼈가 가늘고 길기 때문이다. 또 다른 특징은 골밀도가 낮다. 대부분 방사선 촬영을 해보면 골밀도가 낮은 경우가 많다. 골밀도는 먹는 식습관과 운동량이 적은 경우 더욱 낮아지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집안에서 주로 생활해 운동량이 적고, 먹는 것이 사료에 의존하거나, 연령대에 맞는 사료의 변화를 주지 못할 때(어릴 때 먹은 사료를 성견이 되어도 계속 줬을 경우)에는 영양 불균형이 초래돼 골밀도를 저하시킨다. 이렇게 골밀도가 떨어져 탁자에서 뛰어내리거나 안고 있다가 떨어지는 경우 골절상을 입기 쉽다.

반려견은 하루에 적어도 30분 이상은 산책을 해야 하고, 주말에는 보호자와 함께 운동을 해야 한다. 그리고 골밀도가 떨어지는 견종은 병원에서 수의사와 상담한 후 관절이나 뼈를 튼튼하게 하는 사료를 처방받아 먹여야 한다.

교통사고나 낙상을 입은 경우에는 지체하지 말고 병원에 가야 한다. 방사선 촬영을 하여 골절 유무와 타박상의 감별이 필요하다. 완전 골절 시 수술로 교정을 해야 한다. 수술은 핀이나, 플레이트를 장착해 교정하고, 외부고정을 통해 교정하기도 한다. 뼈에 금이 가거나 뼈가 어긋나지 않은 경우에는 깁스로 고정하면 4~6주 후에 정상적으로 치유된다. 다리를 절어도 골절이 아닌 경우도 있다. 최근에는 단순골절 시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 투시경을 통해 직접 핀을 삽입하여 고정하는 방법을 선택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예후는 아주 좋다. 그러나 모든 경우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골절 면이 단순하여야 하고 부종이 심하지 않아야 가능하다.

반려견이 절뚝거리거나 기어다닐 경우 빨리 병원을 방문해 진단을 받아 손상 정도와 수술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골절로 인한 출혈이 있을 경우 수술에 어려움이 있거나 2차적인 손상이 있는 경우에는 또 다른 손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즉시 병원 방문이 힘든 경우 집에서 부목을 구해 고정을 한 후 병원에 오는 것이 좋다.

최동학 대구시수의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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