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코노 피플] 대구상의 퇴임 임경호 조사홍보부장

30년 동안 지역 경제지표 조사 산증인, 84년 대구경제총감 편찬 가장

"지역 산업의 변화 만큼 대구상의의 조사 분야도 다양해졌고 또 '조사'의 역할이 능동적으로 변화했습니다."

대구 경제 대표 단체로 106년의 역사를 가진 대구상공회의소에서 31년을 함께 한 이가 있다. 28일 퇴임하는 임경호(58) 조사홍보부장이 그 주인공. 그는 31년 경력 중 30년을 조사부와 함께한 조사 전문가다.

임 부장은 1981년 8월 대구상의에 입사했다. 당시는 2차 중동 오일쇼크 끝무렵으로 지역 경제가 어려움 속에 빠져있었다. 상의는 지역 경제를 살리고, 또 기업들을 돕기 위해 하루에도 수차례씩 대책회의를 열었다. 지역 경제 상황을 면밀히 조사해서 실효성 있는 대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이 났다. 이때부터 조사부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임 부장은 "입사한 지 1년 지날때쯤 곧바로 조사부로 발령이 났다"며 "이때부터 지금까지 조사부 외에는 다른 부서를 가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1980년대에 지역에 조사 기능을 가진 곳이 대구은행과 대구상의뿐이었다고 했다. 조사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에 대한 인식이 널리 퍼져있지 않던 상황이었다.

당시 지역 경제는 섬유가 중심이었기 때문에 대구상의가 지역 경기나 기업 현황을 조사하더라도 섬유가 주를 이룰 수밖에 없었다.

임 부장은 "그때 기업 현장을 돌아보면 기술력이 부족하다는 하소연, 경제가 어렵다는 말이 많았다"며 "지금은 지역 산업이 다양화되면서 현장의 목소리도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임 부장은 산업의 변화 만큼 대구상의의 조사 분야도 다양해졌다고 했다. 지금은 조사의 한 분야 중 여러 기관의 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대정부 건의를 하는 것과 중요 자료들을 기업들에게 필요한 형태로 바꾸어 제공하는 것으로 확대됐다는 것.

31년 경력에서 임 부장은 1984년 대구경제총감 편찬 실무를 맡았던 시절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1985년 발간된 대구경제총감은 당시 대구의 과거와 현재, 미래 상황을 다양한 분야에 걸쳐 분석해 놓은 자료였다. 발간된 지 27년이 지났지만 임 부장은 책 표지 색깔과 크기, 페이지 수 등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인터넷도 없던 시절, 자료를 만들고 분석하느라 정말 많이 애쓴 만큼 기억에 남을 수밖에 없다"며 "책이 나왔을 때 여기저기에서 최고의 작품이라는 평가가 있었다"고 만족해했다.

대구상의 조사부를 이끌어갈 후임들에게 임 부장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지역 경제의 현장을 돕는 것뿐 아니라 언론과 책, 전문가 등과 많이 접해야 기업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며 "앞으로 대구상의 조사부가 더 많은 역할로 기업과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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