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및 식자재 대기업인 CJ프레시웨이가 대구 식자재 유통 업체와 손잡고 '프레시원'을 설립하면서 지역 식자재 시장에 진출했다. 이를 두고 업계는 대기업과 지역 중소기업 간 상생모델이라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대구 시장 장악을 위해 CJ프레시웨이가 교두보를 만들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CJ프레시웨이가 지분참여한 프레시원(대구 서구 이현동)은 나우푸드, 전원푸드, 매일수산 등 대구 중소 식자재업체들이 함께 만든 식자재 유통 법인으로 최근 문을 열고 영업에 들어갔다. 프레시원은 농수산물을 비롯해 가공식품 등 5천여 가지의 식자재를 보관하고 유통할 수 있는 대규모 물류센터까지 보유하고 있다.
소규모 식자재 업체였던 대구 7개 회사가 대규모 물류센터를 갖출 수 있었던 것은 대기업인 CJ프레시웨이와의 제휴 덕분이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 6월 창고시설 건축허가를 받고 지난달 28일 준공허가를 받은 뒤 프레시원과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제휴로 프레시원은 대구 업체들이 보유하고 있는 유통망을 이용할 수 있게 됐고 지역업체들은 몸집을 불려 물류비용 절감과 경영다각화에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CJ프레시웨이의 행보를 두고 일각에선 대구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하고 있다. 식자재 대기업들이 다른 지역에서 교묘히 간판만 바꾸는 방식으로 진출한 뒤 시장을 장악한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 또다른 식품 대기업'대상베스트코'가 지역 식자재마트인 '배추벌레' 등을 인수한 뒤 대구에 진출,'대상베스트코'로 명의를 변경한 바 있다.
반면 CJ프레시웨이는 2009년부터 서울, 대전, 광주 등지에서 지역 업체들과 함께 프레시원이라는 법인을 구성한 뒤 지역 거점 물류센터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식자재 유통시장을 운영해왔다.
CJ프레시웨이 관계자는 "프레시원은 대구 현지법인인 데다 CJ가 지분을 20%밖에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경영에 참여할 여지가 없다"며 "대구 식자재 유통을 우회 장악한다기보다는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의 제휴 모델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동종 업계에서는 이번 프레시원 설립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 대기업은 중소상인들의 반발을 우려해 교묘한 방법으로 주요 도시의 식자재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며 "CJ 역시 경쟁사인 대상베스트코가 대구에 먼저 상륙했기 때문에 시장 방어 차원에서 서둘러 대구에 거점을 마련하려 했을 것"이라며 우려 섞인 시각으로 보고 있다.
임상준'김봄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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