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느리게 읽기] 40세, 인생의 반환점… '인생'을 음미하다

내년이면 공자가 말했던 불혹(不惑)이다. 아직은 39세인 올해가 몇 개월 남은 탓에 세상의 여러 유혹에 여지없이 쓰러진다. 지식욕'명예욕'출세욕 등은 온 데 간 데 없고, 식욕'성욕'수면욕이 오히려 나를 감싸고 돈다. 짐승인지 인간인지 분간조차 가지 않는 불나방의 나날들이 이어질 때도 있다.

이 시점에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 책 제목이 있었다. '인생의 절반쯤에 꼭 생각해 볼 것들'. 마치 10년 전 29세 때 고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란 노래가 가슴에 박힌 것처럼 눈동자에 책 제목이 박혔다. 볼튼그룹의 대표이사로 중국 상해에 한양국제무역유한공사를 설립한 김경식 저자가 쓴 인생 지침서이자 실용 철학서이다. 뭔가 기대하는 바가 있었던 때문인지 책 제목의 유혹에 비해 그 내용은 짜릿하지 않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누구든 인생 40∼45세가 되면 한 번쯤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뭔가를 정리하면서 가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 책은 '나의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서 출발한다. 인생의 절반이 넘어가는 시기란 몸부림치는 방황도 얼추 끝나고, 세상을 보다 넓고 깊게 들여다보는 안목도 생긴다. 하지만 시간은 멈칫하는 나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남은 인생의 절반은 가속도를 내며, '빠름, 빠름, 빠름'을 외친다. 남은 절반의 내 인생에 멋진 인생을 선물하고, 스포트라이트를 비춰주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해야 할 일들에 대한 조언이 이 책에 나와 있다. 물론 정답은 아니다. 각자 살아온 반평생에 맞춘 새로운 인생설계를 하면 된다.

저자는 이 책을 크게 두 섹션으로 나누고 있다. 첫 번째는 인생의 절반이 지났을 때 반드시 깨달아야 할 것들에 대한 내용이다. ▷인생의 의미를 생각할 때 ▷인생의 절반, 다시 시작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중요한 결단을 앞두고 망설여질 때 ▷인생의 진정한 승부를 생각할 때 ▷마음의 여유를 갖자 ▷인간관계를 다시 생각할 때 ▷인간관계에서 치이고 다닐 때 ▷자아실현 욕구를 느낄 때 ▷가정에서 다시 생각해야 할 것들 등이다. 두 번째는 남은 인생에 지침이 될 50가지 감동의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부모님에 대한 고마움을 다시 생각하라 ▷가족이 희망이다 ▷메마른 세상에 우정이 있기에 ▷세상을 변화시키는 진정한 힘 ▷사랑은 모든 것을 초월한다 ▷세상을 헤쳐나가는 마음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 ▷난관을 극복하는 힘 ▷더불어 함께 사는 사회를 위하여 ▷인생의 절반을 넘어서 생각해야 할 또 다른 일 등이다.

사업가 출신의 저자는 인생의 절반이 지난 시점에 많은 의미를 부여했다. "인생의 절반이 지났다고 생각하면 잘 살았든 못 살았든 묘한 감정이 듭니다. 하지만 성공적인 인생은 자기애와 자존감에서 시작됩니다. '이렇게 멋진 사람은 없다'는 자기 긍정이 필요합니다." 255쪽. 1만3천원. 미래북.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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