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모두 함께 나누고 즐거워야 할 명절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내일은 한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이다. 결실의 시점에 맞이하는 한가위는 조상의 은덕에 감사하고 가족과 친지, 이웃과 서로 함께 나누는 명절 중의 명절이라는 점에서 급격한 시대의 변화에도 그 정신과 의미만큼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올해도 명절을 거꾸로 쇤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국내외 경제 사정이 좋지 않아 국민들 특히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모두가 즐겁고 만족스러워야 할 명절이 갈수록 경제적, 심리적으로 부담이 되고 있는 것은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명절의 의미와 정신이 옅어지고 퇴색하는 것은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다. 명절을 맞아 사회복지시설에 작은 정성이라도 보태는 손길이 줄어든 지 오래고, 저소득 계층의 소외감이 갈수록 깊어져 거의 절망의 단계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최근 몇 년 새 우리 사회에 '복지 논쟁'이 가열되고 있는 것은 해를 거듭할수록 확대되는 양극화 현상 등 사회구조적 모순의 결과임을 부인할 수 없다.

무엇보다 올 추석은 그 어느 해보다 어렵고 뒤숭숭한 명절이 되고 있다. 국제적인 불황 여파로 유가 등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데다 연이은 태풍에 재난을 당한 국민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게다가 약 3개월 앞둔 대선을 핑계로 민생은 아예 뒷전이다. 정치권이 아무리 '추석 민심'이니 하며 떠들어도 국민 입장에서는 정치인들이 그냥 해보는 소리로 치부될 뿐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난 태풍 '산바' 때 수몰 등 피해를 입은 지역들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최종 결정돼 복구 작업에 활기를 찾을 것이라는 소식이다. 행정안전부가 26일 중앙안전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태풍 피해를 입은 경북 성주와 고령군, 포항'경주'김천시 등 전국 15개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확정했다. 당국은 재난 지역에 대한 신속한 국고 지원으로 피해 복구가 순조롭게 이뤄지고 이재민들이 조금이라도 시름을 덜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너나 할 것 없이 몸과 마음이 움츠러드는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형편이 더 어려운 사람들을 잊지 않고 위로하며 함께하는 명절이야말로 더욱 의미가 깊다. 굳이 명절이 아니더라도 함께 돕고 나누는 공동체 의식이 우리 사회에서 널리 확산된다면 그 사회는 진정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인 것이다. 올 추석은 이런 다짐과 실천을 통해 그 어느 해보다 뜻깊은 명절이 되기를 기원한다.

최신 기사

mWiz
18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조국 혁신당의 조국 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비상계엄 사과를 촉구하며, 전날의 탄핵안 통과를 기념해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극우 본당을 떠나...
정부가 내년부터 공공기관 2차 이전 작업을 본격 착수하여 2027년부터 임시청사 등을 활용한 선도기관 이전을 진행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는 2차...
대장동 항소포기 결정에 반발한 정유미 검사장이 인사 강등에 대해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경남의 한 시의원이 민주화운동단체를...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