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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석회 없어 물로 가스 희석, 초동대처 미흡…참사 커졌다

구미시가 휴브글로벌(주)의 불산 누출사고가 난 지 22시간이 지난 뒤 28일 오후 2시쯤에 사고현장에 소석회를 뿌리고 있다. 구미
구미시가 휴브글로벌(주)의 불산 누출사고가 난 지 22시간이 지난 뒤 28일 오후 2시쯤에 사고현장에 소석회를 뿌리고 있다. 구미'전병용기자 yong126@msnet.co.kr

경북 구미 화공업체인 휴브글로벌㈜의 불산 누출사고와 관련해 소방'행정당국의 초동대처가 미흡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28일 시민과 구미소방서 등에 따르면 119소방대는 사고 당시 불산을 중화하는 조치를 하지 않은 채 물만 뿌렸다. 맹독성 화학물질인 불산의 확산을 막으려면 소석회를 뿌려야 했지만 이를 구하지 못해 물로 가스를 희석하는데 그쳤다는 것. 이 과정에서 불산이 물과 화학반응을 일으키면서 유독가스와 연기가 더 많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사고 현장에 투입된 소방 대원들이 장시간 불산에 노출되면서 일부 직원들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구미소방서 한 관계자는 "일선 소방서는 화공업체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사용하는 장비나 중화 제품을 갖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구미시는 사고 발생 2시간 20여분 만인 27일 오후 6시쯤 소석회 14포대를 확보했지만 교통통제로 현장에 공급하지 못했다. 구미시 이인재 환경위생과장은 "석회를 확보해 현장에 갔지만 통제됐다"면서 "소방대원들이 보호복을 입고도 접근하기 어려워 석회를 뿌릴 상황도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구미시와 소방서는 28일 오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식 작업이 끝난 후에야 중화작업을 벌였다.

공장 근로자와 주민 대피 조치도 늦었다. 구미시는 사고 발생 3시간 30분이 흐른 뒤에야 구미산단 4단지 입주업체에 대피할 것을 통보했다. 현장 통제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일부 주민과 인근 공장 직원들이 유독가스를 흡입해 치료를 받기도 했다.

구미'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전병용기자 yong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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