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둔 올 추석 대구경북의 가장 큰 이슈는 '차기 대통령'과 '일자리 창출'이었다. 정치권의 검은돈을 둘러싼 각종 비리와 독도 영유권을 둘러싼 일본과의 갈등 때문인지 '도덕성과 올바른 국가관'을 대통령의 자질로 꼽는 여론이 많았다. 또 만성적인 경기 침체를 극복할 경제 정책과 일자리 창출을 시급한 과제로 들었다.
◆일자리 창출이 시급
추석 차례상을 물린 가정에서는 어려운 경제 상황에 고향을 찾지 못한 친지들을 떠올리며 안타까워했다.
김희철(47'대구 수성구 황금동) 씨는 "올 추석 고향을 찾은 친척들 숫자가 예년의 딱 절반이었다. 다들 경기가 좋지 않아 추석 귀향을 포기한 것"이라며 "심지어 조금씩 산소를 정리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필수(58'대구 수성구 범어동) 씨는 "취업난에 고생하는 조카들뿐만 아니라 갓 대학에 입학한 조카들도 도서관에 간다고 고향을 찾지 않았다"며 "젊은 층에 희망이 없는 것 같아 답답하다"고 푸념했다.
지역민들은 팍팍한 경기 침체의 해법으로 청년실업 해소와 일자리 창출을 들었다.
지봉주(37'대구 동구 신암동) 씨는 "중소기업을 살릴 수 있는 정책이 다양하게 나와야 일자리가 생길 수 있다"며 "복지정책에 대한 공약이 많던데, 사실 일자리 창출이 가장 근본적인 복지정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주부 이정숙(51'대구 달서구 용산동) 씨는 "장바구니 물가가 많이 올라 삶의 어려움이 피부로 느껴질 정도"라며 "새 대통령은 입으로만 경제 살리기를 외치지 말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책을 내놓고 실현시킬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했다.
◆차기 대통령은 무너진 도덕성 회복해야
지역민들은 차기 대통령의 주요 과제로 '도덕성 회복'과 '국가관 확립'을 꼽았다.
이상직(46) 씨는 "도덕과 질서가 무너진 사회를 바로잡을 수 있는 인물과 지방분권 정책을 제대로 펼 수 있는 리더십을 갖춘 후보가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권락(62) 씨는 "꼼수나 권모술수, 야합, 모사나 꾸미는 정치판을 종식시킬 수 있는 리더십과 정치인의 도덕성이 필요하다"며 "경제든 복지든 대한민국 정치판이 깨끗하면 다 잘될 것"이라고 질타했다.
손미정(52) 씨는 "역대 전임 대통령들은 퇴임 후 하나같이 각종 논란에 휩싸이고 불행한 생을 보내거나 마감했다. 차기 대통령은 바른 국가관과 도덕성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학생 최근(22) 씨는 "일부 재벌은 오너들이 미리 자신의 가족 앞으로 주식 등 자산을 돌려놓고 계획적인 부도를 내 서민을 울리고 있다"며 "대통령이 '봐주기'에만 급급하지 말고 냉정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기 대통령에게 투철한 국가관과 역사인식이 필요하다는 여론도 강했다.
문경 처가를 찾은 최모(56) 교수는 "현재 상황은 독도 문제와 중국의 동북아공정 등 구한말 시대와 비슷한 미묘한 시점"이라며 "차기 대통령은 경제민주화도 중요하지만 애국심과 역사의식이 분명해야 한다"고 했다.
자영업을 하는 박동혁(36) 씨는 "차기 대통령은 쏟아지는 정보 속에서 꼭 필요한 정책 아이템을 솎아낼 수 있는 '큐레이션' 능력이 필요하다"며 "소수의 정책담당자가 아닌 개개인의 의견을 듣고 그중에서 우선순위를 정해 정책 집행 과정에 참여시킬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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