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범죄로부터 안전한 학교 만들어야

10대 고교 중퇴생이 서울의 한 사립초등학교 교실에서 흉기를 휘둘러 초교생 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학교에서 '묻지마 범죄'가 일어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울증을 앓았던 10대 용의자는 국회에 가려 했으나 경비가 삼엄할 것 같아 인터넷에서 부자 동네 학교를 검색해 이 학교를 찾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가 범죄로부터 무방비 상태라는 것은 오래전부터 걱정거리였다. 2010년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범인이 학생을 납치, 성폭행한 사건이 있었다. 우동기 대구교육감은 지난달 중순 사석에서 '학교 경비 체계가 너무 허술해 묻지마 범죄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아직 아무런 사건이 일어나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며 '허문 담장 대신 펜스를 설치하는 등 재직 중 외부의 침입 범죄 막기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사건은 학교에 침입해 이유 없이 흉기를 휘두른 첫 사례인데다, 그나마 경비 상태가 좋은 사립초등학교에서 일어났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전문가들은 사립학교가 이 정도면 전국의 모든 학교가 무방비 상태라고 진단하고 있다. 대개 학교는 경비원이나 학교 돌봄이가 근무하고, CCTV를 설치해 범죄 예방에 힘쓰고 있으나 사실상 외부 범죄를 막기가 어렵다. 더구나 방과 후 학교나 맞벌이 부부를 위해 밤까지 문을 여는 곳은 더욱 허술하다.

정부는 학교에서 다시는 이런 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이런 범죄는 짧은 시간에 급작스럽게 일어나는 만큼 사전에 막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먼저 초등학교와 상대적으로 취약한 여중'고까지 전수 조사를 통해 철저한 경비 대책을 세워야 한다. 나아가 학교사전방문제를 도입해 학교를 외부 인사로부터 아예 차단하는 방법도 생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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