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를 즐기는 외국인들도 많다. 야구의 본고장 미국에서 날아온 닐(60) 씨도 그중 한 명이다. 미군 20사단 캠프워커 내 체육관에서 스포츠 디렉터로 일하는 그는 올 들어서만 30차례나 대구시민야구장을 찾았다.
그는 "관중에 파묻혀 고함을 지르고, 파도타기를 하면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며 "야구장에 가지 못할 땐 TV 중계방송을 본다"고 말했다.
한국에 온 지 올해로 6년 됐다는 닐 씨의 야구장 나들이가 시작된 건 3년 전부터다. 야구장에 가자는 동료의 말에 처음엔 망설였다. 미국과 비교하면 열악한 시설, 수준 낮은 경기 등이 머리에 떠올라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흥겨운 응원 문화에 빠져들면서 그는 한국 프로야구 마니아가 됐다.
뉴욕 양키스,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팬으로 연간 20차례 정도는 야구장을 찾아 전 세계 스타플레이어들이 펼치는 메이저리그 경기를 관람했던 그는 "한국 프로야구는 메이저리그를 뺨치고도 남을 독특한 재미와 매력이 있다"고 했다.
먹을거리를 사서 들어갈 수 있고, 경기 중 이닝 교체를 틈타 진행되는 다양한 이벤트, 경기에 몰입한 관중의 파도타기 응원 등은 메이저리그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한국만의 독특한 야구장 문화라는 것.
이제는 자연스럽게 한국 팬들과 어울려 마음껏 소리 지르며 응원을 한다.
닐 씨는 "한국의 야구장은 단순히 경기만 보는 데 그치지 않고, 마치 대형 콘서트에 온 것처럼 관중을 신나게 하는 요소들이 즐비하다"고 했다.
경기도 박진감이 넘친다. 미국의 선이 굵은 야구와는 달리 세밀하고 아기자기하지만 마치 한 권의 소설을 읽듯 기승전결이 있다. 승부처 때는 손에 땀이 난다.
삼성 오승환의 등번호 21번이 새겨진 홈'원정 유니폼 두 벌을 구입했다는 그는 "오승환 선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 만큼 무시무시한 돌직구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승환의 200세이브 달성 경기를 가장 인상 깊게 봤다는 닐 씨는 이승엽, 김상수, 박석민 등 삼성의 선수 이름을 모두 외우고 있다. "미국에서는 라이벌 팀이 맞붙을 땐 팬들끼리 전쟁을 치르는 듯 무시무시한데, 한국 팬들은 야구 경기에 집중하고, 매너도 좋다. 너무 흥겨워 야구장에 갈 때는 꼭 주위 사람들에게 함께 가자고 권유 한다"고 말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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