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누리 내홍의 불씨 '친박'…박근혜 지지율 위기 솔솔

선대위 '낡은 사람' 일색…반전위해 2선 후퇴 제기

추석 직후 민심을 반영한 각종 여론조사 결과가 '박근혜의 위기'를 이야기하고 있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이대로 가다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며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많아졌다. 박 후보가 2, 3일 외부일정을 잡지 않고 '칩거 장고(長考)'한 것도 이 같은 상황을 의식한 때문으로 보인다.

4일 유승민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친박계 2선 후퇴론'에 대해 "텃밭인 대구에서조차 소위 친박계나 박 후보 주변이 부패해 있고 낡은 이미지의 사람들로 채워져 있다는 반발이 있다"며 "반전을 위한 모든 카드를 백지상태에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박 후보 스스로도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박계가 전면에서 물러나는 것은 물론 '더 강력한 조치'도 필요하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중앙선대위 남경필 부위원장도 3일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친박 배제'를 주장했다. 그는 "(박 후보 주변을) 진공 상태로 만들 필요가 있다"며 "권력은 비워져야 새로운 것이 채워지는 것처럼 자리를 꽉 차지하고서는 새로운 권력, 새로운 사람 등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후보를 바꿀 수는 없으니 후보 주변만큼은 모두 바꿔야 한다는 위기감의 표현이다.

이 같은 기류는 중앙선대위 실무진급이 모두 구박(舊朴) 중심으로 채워지고, 박 후보와 소통하기 위해선 일부 친박 최측근과의 1차 관문부터 통과해야 한다는 지적이 수면 위로 부상하면서 강해지고 있다. 시인 김지하 씨, 서울대 송호근 교수, 유도선수 김재범 씨 등 '깜짝 외부 수혈'이 헛물을 켠 것도 실무진의 보좌 실패와 무리한 영입 전략이 빚은 헛발질인 만큼 이를 계기로 중앙선대위의 전면 쇄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하지만 당내에는 '쇄신론'에 공감하면서도 이를 피력하지 않는 인사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의 용인술이 믿는 사람을 오래 쓰는 스타일이다 보니 어차피 바뀌지 않을 것이란 무력감에서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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