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낮길 걷기도 무서워요" 벌벌 떠는 칠곡

'묻지마 살인' 이틀만에 또 정신질환자 흉기 난동

정신질환자들의 연이은 흉기 난동으로 칠곡 군민들이 큰 충격에 빠졌다. 지적장애인이 휘두른 흉기에 여대생이 안타깝게 숨진 사건의 여파가 가시기도 전에, 이번에는 발달장애인이 자신이 다니던 교회 관사에 침입해 교회 관계자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3일 오전 8시 45분쯤 칠곡군 왜관읍 Y교회 사택에서 발달장애를 앓고 있는 김모(23'왜관읍) 씨가 이 교회 권사 박모(54'왜관읍) 씨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박 씨는 왼팔과 오른손, 옆구리 등 4곳에 상처를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김 씨는 박 씨의 비명을 듣고 달려온 여모(35), 신모(35) 씨에게 교회건물 옥상에서 붙잡혀 사건 발생 5분 만에 경찰에 인계됐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Y교회 P목사가 자신을 종으로 삼으려고 해서 목사를 죽이기 위해 교회사택에 갔다가 그곳에 있던 박 씨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발달장애를 앓고 있고 이로 인해 군도 면제받았다"고 진술했다.

김 씨는 2011년 7월부터 S정신병원에서 약을 처방받아 복용하고 있다. 흉기는 이날 교회 근처의 쇼핑센터에서 구입했다.

경찰은 김 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동기 및 정확한 장애 종류와 등급 등을 확인하는 한편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이 같은 정신질환자들의 연이은 흉기 난동으로 칠곡 군민들은 극도의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박옥경(53'가명'칠곡군 왜관읍 석적리) 주부는 지하도를 걸어서 집에 왔던 1일 밤만 떠올리면 아직도 머리카락이 쭈뼛거린다. 박 씨는 "이젠 혼자서는 무서워서 지하도를 못 다니겠다"고 했다.

미용실 주인 N(36'여'칠곡군 왜관읍) 씨는 "전국적으로 성폭력 범죄가 활개를 치는 것도 모자라, 백주대낮에 길도 마음 놓고 걷지 못하고 파출소 코앞에서도 안심할 수 없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국가는 국민 안전을 위해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관리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칠곡군에 따르면 군이 등록 관리하고 있는 정신질환 주민은 170여 명이지만, 등록하지 않은 질환자까지 포함하면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들을 치료, 보호할 국가 시설은 태부족한 상황이다.

칠곡'이영욱기자 hell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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