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인문계고 학생들 지역 전문대로 몰린다

수시 1차에 지원자 급증…취업 중시 특성화과 인기

'전문대 대학생=특성화고(구 전문계고) 출신'이라는 등식이 깨지고 있다. 인문계고 출신들이 더 많아지고 있는 것. 대학 진학을 선택하는 특성화고 학생은 줄어드는 반면 전문대에 지원하는 인문계고 학생들은 늘어나기 때문이다.

◆전문대, 인문계고 출신 지원자 증가

지난달 중순 마감한 대구 7개 전문대학의 '2013학년도 수시 1차 모집 지원경향'을 보면 인문계고 출신들이 주로 지원하는 '일반전형' 지원비율이 특성화고 출신이 응시하는 '특별전형' 비율보다 많다.(표 참조)

영남이공대 경우 이번 수시 일반전형 지원자 비율이 2년 전에 비해 20% 포인트나 뛰었다. 대구보건대는 이번 수시 지원자 10명 중 8명이 인문계고 출신이다. 대구보건대 관계자는 "전문대학들이 수시 1차 모집에서 통상 총 정원의 70~80%를 선발하기 때문에 수시'정시를 다 합해도 인문계고 출신 지원자들이 더 많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학생들이 몰리면서 경쟁률이 높아지기도 한다. 수시에서 총 정원의 74%를 선발하는 대구과학대의 일반전형 경우 올해 경쟁률(614명 모집)이 7.8대 1로 2011년 경쟁률(615명) 5.8대 1에 비해 높아졌다. 인문계고 출신 학생들끼리의 전문대 입학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 셈. 올해 대구보건대 간호과 수시 일반전형 경우 9명을 뽑는데 970명이 지원해 108대 1을 기록했다.

대구과학대 우성규 입학처장은 "인문계고 학생들이 예전에는 수능시험 치고 떨어지면 전문대를 바라봤는데 최근에는 아예 수시모집에 더 많이 소신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유는? '취업 중시 경향 때문'

인문계고 출신 학생들의 전문대 지원이 느는 데는 복합적인 배경이 있다.

가깝게는 지난해 정부가 도입한 '선(先) 취업 후(後) 진학' 정책의 영향이 가장 크다. 정부는 현재 특성화고에 대해 '졸업생 60% 취업'이라는 가이드라인을 장려하고 있다. 이에 못 미치면 해당 지역 교육청, 특성화고가 예산배정 등에서 타격을 입을 소지가 있어 취업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다. 이는 자연스레 전문대 진학 자원의 감소로 이어진다.

특성화고 몸집 자체도 학령인구 감소, 마이스터고 등장 등의 영향으로 수년째 줄었다. 대구 경우 2007년 8천646명(19개교)이던 특성화고 신입생은 5년 만인 올해 3월 기준 6천758명(18개교)으로 줄었다. 경북은 같은 기간 1만575명(69개교)에서 7천260명(68개교)으로 줄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전문대학들은 취업에 유리한 특성학과로의 소신지원 경향이 인문계고 학생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영남이공대 이재용 입학처장은 "대구권 전문대학들의 경쟁력이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인기 특성학과 경우 이미 4년제 대학과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다"고 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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