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원전 관리는 한 치의 오차도 없어야

멀쩡히 가동 중이던 원자력발전소가 사람의 잘못으로 고장을 일으켜 멈춰선 사례가 최근 10년간 무려 62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수력원자력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2년부터 2011년까지 국내 원전이 고장으로 가동 중단된 사례는 모두 86건이나 됐다. 멈춰선 날은 총 424일에 이른다. 이로 인해 입은 경제적 손실도 3천639억 원에 달했다. 비교적 노후한 것으로 평가되는 울진 1, 2, 3호기의 피해가 가장 컸다. 1, 2, 3호기를 통틀어 모두 19건의 가동 중단 사태가 발생했다. 피해 규모도 1천752억 원이었다.

가동 중단 원인으로는 자연 열화가 24건(28%)으로 가장 많았다. 나머지 62건(72%)은 기기 오작동, 정비 불량, 제작 불량, 인적 오류, 설계 오류'시공 불량 등 순이었다. 문제는 자연 열화로 인한 가동 정지를 제외하고는 모두 인적 요인에 의해 발생했다는 점이다. 지난 2일에는 원전 신고리 1호기와 영광 5호기가 동시에 고장으로 발전이 중단돼 국민들의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지난해 일본 대지진에 이은 후쿠시마 원전 사태에서 보듯 원전의 안전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우리나라는 원전 의존율이 31%에 달한다. 현재로서는 원자력을 대체할 뚜렷한 에너지원도 없다. 원자력발전은 국민들에게 값싸고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원으로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원전 가동 중단 원인 중 대다수가 이를 만들고 운영하는 사람들에서 비롯됐다면 상황은 다르다. 한수원은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발뺌한다지만 원자력은 언제라도 작은 실수가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원전의 인력 운용에는 한 치의 오차나 실수도 있어서는 안 된다. 원자력이 우려의 대상이 아닌 대안 에너지로 국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서는 한수원의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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