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족발은 누구나 즐기는 '국민음식'이다. 한국전쟁 후 서울 장충동에서 이북 피란민들이 팔기 시작해, 지금은 특유의 쫄깃함과 담백한 맛으로 전 국민의 입맛을 장악했다.
족발은 유럽과 남미에서도 인기다. 독일은 '아이스바인'(맥주에 삶은 돼지족발)과 '학센'(구운 족발)을 즐긴다. 프랑스는 '피에 드 코숑', 이탈리아는 족찜 '참포네'가 있다.
'소취연'은 돼지족발과 보쌈 전문점이다. 족발 전문 식당으로선 이름이 특이하다. 오기호 사장은 "마음이 곱고 최고의 품위에 걸맞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고 설명한다.
'소리와 향기가 있는 종합이비인후과의원'의 신종헌 원장과 직원들이 자주 가는 단골집이다.
신 원장은 "우연히 들렀다가 독특한 맛에 매료돼 직원들과 회식을 하면 꼭 찾아오는 집이 됐다"며 "인심 좋은 집으로 소문났다"고 소개한다. 직원 회식 자리에 평소 친하게 지내는 벗들을 초청했다.
'소취연'은 대구 수성구 들안길의 중간쯤 대우트럼프월드 가는 길에 있다. 널찍한 주차장에 이색간판이 눈에 띈다. 안으로 들어서니 구수한 돼지고기 냄새가 풍겨온다. 냄새를 따라 가보니 식당 한쪽에서 오 사장이 족발을 다듬고 있다. 금세 삶은 족발과 보쌈에서 김이 술술 피어오르면 식욕을 강하게 자극한다.
오늘은 '찢어주는 황제족발'과 '양념 족발(불족발)'을 주문했다. 음식이 도착하기 전, 동판에 양초 두 개를 켠다. 음식을 다 먹을 동안 따뜻하게 유지하기 위함이다. 10분쯤 기다리자 오 사장이 족발 쟁반을 들고 나온다. 대형 쟁반에 담긴 족발을 보는 순간, 풍성한 양과 화려한 모습에 감탄사를 연발한다. 윤기가 좌르르 도는 족발을 한입 먹어보니 촉촉한 느낌이 입안에 감돈다. 쫀득하게 씹히는 맛은 입안에 착 감긴다. 상추에 족발을 얹고 무생채로 만든 보쌈김치와 참깨를 뿌린 부추김치를 곁들여 한입 먹으면 입안이 황홀해진다.
신종헌 원장은 "이 집은 메뉴를 볼 필요가 없다. 오 사장에게 '오늘 뭐 먹으면 되느냐?'고 물어보면 훨씬 더 멋진 식사를 하게 된다"고 말한다. 오랜 단골의 노하우다.
추희래 간호사는 "초콜릿 색 족발은 눈으로 보는 맛에다 쫄깃함의 극치"라며 "이 집 족발 맛이 최고라는 생각은 변함없다"고 말한다.
원무과 김명진 과장도 "직원 회식 때면 언제나 최우선으로 손꼽히는 집"이라며 "보쌈김치와 부추무침, 녹두 빈대떡, 다양한 채소를 나열해 주인의 정성이 느껴진다"고 평가한다.
함께 자리한 박영현(천지인 공인중개사 사무소 대표) 씨는 "족발의 살과 껍질을 따로 분리해 다양한 맛을 선보이는 '찢어주는 족발'을 맛보니 손님의 입맛을 배려하는 주인의 진심이 느껴진다"며 "장사가 잘되는 집은 무엇인가 다른 점이 있는 법"이라고 말한다.
윤달호(아이디자인즈 대표) 씨도 "족발과 보쌈 맛을 보니 다른 집과 차별화되고 부추무침 등 곁반찬도 족발과 궁합이 맞는 것 같다"고 말한다.
송영석(축산업) 씨도 "국내산 족발에다 즉석에서 요리해 육질이 쫄깃하고 구수한 족발 고유의 맛이 살아있다"고 말한다. 양념한 불족발 맛도 매력 있다. 조금 매운 맛은 시원한 콩나물국이 해결사 역할을 한다.
찢어주는 황제족발과 양념 족발은 각각 3만9천원, 황제 보쌈은 3만3천원(3, 4인용)'4만원(5, 6인용), 왕족발은 2만8천원(중)'3만3천원(대)이다. 족발과 보쌈을 한꺼번에 맛볼 수 있는 스페셜은 5만5천원으로 가족손님에게 인기다. 막국수(1만원)와 주먹밥(1인분 3천원)도 별미다. 소취연은 오후 3시부터 새벽 1시까지만 영업한다. 대구 전역에 배달도 가능하다. 예약은 053)762-5575. 수성구 두산동 71의 7.
##추천메뉴-야채 주먹밥
금방 삶아낸 족발과 보쌈은 그 쫄깃함과 담백함으로 '폭풍 흡입'을 부른다. 족발 맛을 즐긴 후 식사는 막국수와 주먹밥이 인기다. 특히 주먹밥은 각종 야채를 채 썰어 참기름으로 고소하게 비벼 오색찬란하다. 김 가루를 푸짐하게 뿌려 특별한 맛을 낸다.
주먹밥의 특징은 손님이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다. 내가 만든 주먹밥을 한 입씩 나누어 맛보는 재미가 여간 쏠쏠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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