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도심속 '작은 도서관'] 다문화 도서관

한국 땅서 모국어 책…친정집에 온 거 같아요

다문화가족이 늘면서 이들을 위한 작은 도서관이 문을 열었다. 문화를 체험하고 이해하는 공간이다. 문화를 말하고, 만들고, 놀이로 체험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문화를 이해하고 차별이 아닌 차이를,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을, 다양성의 가치를 느끼며 가족의 화합을 지원하는 도서관이다.

◆다문화어린이도서관 '모두'

"여기 들르면 꼭 고향에 온 것 같아요. 고향 인근 사람들도 만나고, 또 베트남어로 된 책도 마음대로 볼 수 있고요."

한국에 시집온 지 4년 된 송혜란(25) 씨는 대구 남구 봉덕동 다문화어린이도서관 '모두'가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아이에게 모국의 동화책을 읽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송 씨는 "한국 동화도 재미있고 유익하지만 아이에게 나의 조국 베트남 문화도 가르쳐 주고 싶다"고 말했다.

송 씨는 도서관에 들르면 베트남어로 된 책도 읽고 이주여성들과 정보도 나눈다. 송 씨는 무엇보다 도서관에서 이주여성들과 수다를 떨 수 있어 좋다고 했다.

다문화어린이도서관은 남구청이 이주여성들의 교육복지 차원에서 옛 봉덕3동 주민센터를 도서관으로 리모델링한 것. 200㎡ 규모에 열람실과 프로그램실, 장난감도서관, 쉼터 등을 갖추고 있다. 열람실에는 국내 도서 8천700여 권과 국외 도서 5천300여 권 등 1만4천여 권의 도서와 동영상 자료가 빼곡히 꽂혀 있다.

이곳은 다문화 어린이들을 위한 언어교실과 독서동아리, 인형극 등 다채로운 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다문화 도서 및 DVD를 통해 다문화를 알아가는 '함께 알아요'를 비롯해 다문화 무용연습 및 공연을 통해 세계 속의 다문화를 느끼는 '희망 무지개', 다양한 언어의 정보를 습득하며 책을 통해 다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는 '재미나는 책여행' 등이 있다.

◆달서다문화가족도서관

달서구 신당동 성서종합사회복지관 2층에 자리 잡은 '달서다문화가족도서관'도 이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결혼이나 일자리 등을 위해 이곳에 온 이주민들이 서로 얼굴을 맞대고 고향 이야기를 나누며, 고향에서 건너온 책들을 보며 향수를 달래는 곳이다. 또 육아와 자녀교육, 직장생활에서의 애환 등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도서관에는 중국,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 몽골어로 된 도서를 포함해 6천600여 권의 단행본과 신문과 잡지 등 정기간행물 등을 갖추고 있다.

도서관 규모는 50㎡에 불과하지만 늘 활기가 넘친다. 입소문을 타고 이주민들이 속속 찾아들고 있다. 하루 평균 찾는 이는 30~50명. 중국 출신의 장백리(29) 씨는 "이역만리 타향에서 중국어로 된 책을 볼 때마다 가슴이 설렌다"며 "도서관에 들어서면 마치 고향 품에 안긴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곳은 다문화가정을 위한 프로그램이 많은 편이다. 한국어 배움터, 결혼이민자 정보화교육, 베스트맘교육(아동 양육·가사·요리), 취미교육, 다문화자녀 지원(한글학습지 지원'체육활동), 문화체험(다예교실'한국명승지 방문), 한국 적응을 돕는 멘토링 프로그램 등이다.

한국에 온 지 4년 된 누엔 티 홍하(25'베트남) 씨는 "임신 중이어서 임신, 아이 양육에 대한 책을 보러 자주 들른다"고 말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