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취업을 앞둔 특성화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재테크 강의를 한 적이 있다. 학교에서 의뢰한 강의내용은 급여를 관리하는 방법에 대한 내용이었다. 무슨 이야기를 해줄까 생각하다가 주제를 '사회초년생들의 재무설계방법'으로 정했다.
특성화고 학생이라 졸업 전이지만, 80% 정도는 취업이 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학생들 대부분이 그렇듯, 이 학교 학생들도 자신이 한 달 용돈이 얼마인지, 얼마를 쓰는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철저하게 계획을 세워 용돈을 지출하는 학생은 거의 없었다. 학생 시절 돈(수입'지출)에 대한 개념이 없는 상태로 사회에 나가면 자신의 수입과 지출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 실제로 주위의 새내기 직장인들의 저축률은 거의 미미한 형편이다.
그러면 급여관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첫째, 자신의 수입액이 얼마인지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요즈음은 급여가 통장이체 되어 금액만 인지하기 쉽다. 하지만, 급여 명세표를 꼭 확인하여 총 급여의 규모와 근로소득세금, 4대 보험료까지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둘째, 현금 흐름표를 작성해 보자. 요즈음은 카드와 자동이체 등 지출비용이 자동으로 급여통장에서 빠져나가기 때문에 소비에 대한 감각이 무뎌져 본인이 인지하지 못하는 지출이 발생한다. 현금 흐름표를 작성하면 저축 등 투자 금액은 적정한지, 고정지출, 변동지출 금액 등을 파악, 다음 달 지출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된다. 내 급여에서 소득 부문과 지출 부문을 면밀하게 분석해보면 재무적으로 건강한 미래계획을 세울 수 있다. 생활수준, 또는 재무적으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지, 내 소득범위 내에서 지출하고 있으며 과소비는 없는지를 점검할 수 있다. 셋째, 저축 부분을 살펴보면서 급여생활자가 꼭 가입해야 할 상품들을 체크해 본다. 우선 소득에서 공제되는 연금 관련 상품, 청약저축, 내년부터 시행예정인 장기펀드 등이 있는데 이런 상품에 꼭 가입한다. 연금저축은 최대 400만원까지, 청약저축은 가구주에 한해 적용된다. 시행예정인 장기펀드 소득공제는 총급여 8천만원 이하 근로자로 자산총액 40% 이상을 주식에 투자하는 장기적립식 상품이 해당된다. 세제지원은 10년간 연 납입액의 40%가 소득공제 된다. 그다음 종잣돈을 마련하는 상품에도 일부 적립하고, 중요한 것은 보장 관련 보험도 꼭 살펴봐야 한다.
보장 관련 보험, 특히 건강 보장 관련 상품들은 더 빨리 가입할수록 보험료가 저렴하므로 즉시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보험전문가들은 보장성 보험 관련 지출 부분을 소득의 8% 정도로 권하고 있다. 급여를 이체받는 통장은 은행마다 급여이체 통장을 따로 분류하여 상품화 되어 있다. 급여통장을 이용하여 급여이체를 하면 각종 수수료 면제, 금리우대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으므로 꼼꼼히 비교하여 가입한다. 저축의 비율은 개인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최소한 소득의 30% 이상 저축을 하여야 하며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있다면 급여의 15% 이상의 금액은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카드는 체크카드 사용을 권하며, 신용카드가 필요하다면 2장 이하로 이용하는 것이 좋다. 내 인생을 재무적으로 미리 준비하고 있다면 큰 부자는 아니지만, 자금이 필요할 때 준비된 자의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그 준비의 첫 단계는 훌륭한 재테크 기술도 아니고, 수익이 크게 보장된 투자처도 아니다. 계획성 있는 소득과 지출관리. 즉 급여관리에서부터 시작된다.
도움말·김정오 NH농협은행 대구PB센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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