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구미시는 허둥지둥, 정부는 수수방관, 재난 키웠다"

구미 시민단체 비난 성명…오염 농축산물 유통 등 2차 피해 어디까지…

구미시 산동면 국가산업4단지 화학제조 공장에서 일어난 불산(불화수소산) 가스 누출로 2차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4일 오후 피부발진과 호흡곤란 증세를 호소하는 봉산리와 임천리 주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불안한 표정으로 흉부엑스레이 검사결과를 보며 의료진의 설명을 듣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구미시 산동면 국가산업4단지 화학제조 공장에서 일어난 불산(불화수소산) 가스 누출로 2차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4일 오후 피부발진과 호흡곤란 증세를 호소하는 봉산리와 임천리 주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불안한 표정으로 흉부엑스레이 검사결과를 보며 의료진의 설명을 듣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구미국가산업단지 4단지 화학공장 휴브글로벌 불산 누출사고와 관련해 구미시와 정부가 피해 축소, 사고 수습 미흡, 시민 안전을 외면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구미YMCA, 구미참여연대, 구미경실련은 4일 '불산 누출사고 정부 차원에서 재난상황에 대처하라'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시민단체들은 "정부는 수수방관하고, 구미시는 안이한 사태 처리로 피해를 키우는 등 주민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전례 없는 사고인 만큼 정부 차원의 대응과 세밀한 역학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동식 구미YMCA 사무총장은 "사고지역에 대한 안전성을 명확히 밝히고, 피해지역 및 인접지역의 농'축산물에 대한 추수 및 유통을 엄격히 통제한 뒤 2차 피해를 예방해야 한다. 지역주민과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민관대책위도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미시는 불산 누출사고에 따른 인명피해가 사망 5명, 부상 18명이라고 4일 밝혔지만 4일 오전까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사람만 9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증상이 심한 3명은 입원을 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는 피해 정도가 경미한 사람도 있지만 피부에 심한 발진이 나거나 피를 토하는 등 심각한 후유증을 앓는 사람도 있다.

구미시가 사고 발생 다음날 휴브글로벌에서 200m 떨어진 산동면 봉산리 주민들을 복귀시킨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국립환경과학원이 28일 0시 30분쯤 대기오염도를 측정한 결과 기준치인 30ppm보다 낮은 1ppm이 나왔다는 통보를 받고 구미시는 이날 오전 봉산리 주민에게 생업에 종사해도 된다고 알렸다.

구미국가산업단지 4단지 내 양포동 주민에게도 아무 문제가 없다며 정상 활동하라고 통보해 사고를 조기에 마무리하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를 불산의 위험성을 간과한 조치라고 지적한다.

기준치 이내라고 해도 미세한 양에 노출되면 인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대피령 해제에 신중을 기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봉산리 주민은 서둘러 임시 이주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구미시가 현장에 있던 종합상황실을 서둘러 폐쇄한 점도 2차 피해 확산을 예상하지 못한 조치였다. 시는 27일 저녁 사고 현장에서 멀지 않은 구미코(컨벤션센터)에 상황실을 마련했다가 28일 오후 폐쇄하고 시청으로 상황실을 옮겼다.

시는 2차 피해가 속출한다는 언론 보도가 잇따르자 4일 오후에서야 다시 구미코에 상황실을 마련했다.

구미'전병용기자 yong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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