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남부권 신공항 대선공약 빠지나…지역 의원들 갈등 우려 침묵

부산에선 '가덕도' 압박 강화…후보들 표계산 하며 눈치만

남부권 신공항이 12월 대선에서 영남 지역 표심을 자극하는 뇌관으로 부상하고 있다.

대구경북의 입지 재선정을 전제로 한 '신공항' 재추진에 맞서 부산이 '가덕 신공항'의 대선 공약 채택을 강하게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부산경남 표심이 대선에서 캐스팅 보트로 떠오르고 있고 부산이 가덕도가 빠진 '남부권 신공항' 공약 채택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남부권 신공항 공약 채택 무산 위기론까지 대두되고 있다.

부산시는 최근 발표한 10대 대선정책공약 과제에 김해공항 가덕 이전을 1순위로 올렸으며 새누리당 부산시당 선거대책위원회도 지난달 24일 출범식에서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중앙당 대선공약에 꼭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산 시민단체들의 요구는 더욱 강하다. 부산에서 표를 받고 싶으면 신공항 문제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내놓으라며 대선 주자들을 압박하고 있다.

정치권에선 지난 대선과 달리 여야 후보 모두가 부산지역에서 선전이 가능하고 이 지역 표심이 대선 승부를 가를 수 있는 상황이어서 부산지역의 압박이 적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대구경북은 지난 대선에 비해 신공항 공약 추진에 있어 조심스런 행보로 일관하고 있다.

남부권 신공항 대선 공약 채택 뒤 차기정부에서 입지 재평가라는 원론적 주장에만 머물고 있으며 대구경북과 부산지역 갈등을 우려해 지역 의원들조차 당내에서 목소리 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아직까지 여야 대선주자들은 영남 지역 전체에서의 득표를 위해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신공항 재추진, 입지는 전문가 평가로 결정'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는 아직까지 신공항 건설과 관련해선 발언을 내놓지 않고 있다.

박 후보 캠프관계자는 "남부권 신공항과 관련해선 박 후보가 수차례 재추진 입장을 밝혔으며 '신뢰의 정치'를 내세우고 있는 박 후보가 자신의 말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섭 민주당 정책위의장 역시 "남부권 신공항은 다시 추진한다는 것이 민주당의 입장"이라며 "입지는 정치인들이 결정하지 않고 전문가들의 판단에 맡긴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신공항 문제가 불거질 경우 박근혜 후보의 대선 전략에 차질이 생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영남지역이 '대구'경북 vs 부산'경남'으로 나뉠 경우 그러지않아도 박빙으로 치러질 대선을 더욱 위태롭게 헤쳐나가야 한다는 위기감이다.

이에 따라 남부권 신공항이 대선 공약에서 빠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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