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음료는 카페인투성이…하루 두 병 이상 건강 위험

집중력 향상 도움 등을 이유로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에너지 음료 대부분이 카페인 함량이 표시돼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 전문가들은 이들 음료를 하루에 두 병 이상 마시면 건강이 위험해지고 카페인에 중독될 경우 불안, 흥분, 두통 등 각종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의를 요구했다.

5일 한국소비자원은 레드불, 핫식스 등 에너지 음료 11개 제품을 거둬들여 조사한 결과 9개 제품이 카페인 함량이 표시돼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카페인 함량을 표시한 제품은 구론산D와 박카스F 단 두 제품으로 병당 30mg의 카페인을 함유한다고 명기돼 있다.

구론산G, 레모나D, 비타500, 산수유 에너지파워, 생생톤, E파워9, 컨피던스는 카페인 표시 자체가 없었고 핫식스와 레드불은 천연카페인이라고만 나와있다.

한국소비자원은 에너지 음료를 청소년이 하루 2병 이상을 마실 경우 카페인 권장 섭취량을 초과해 인체에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카페인 하루 권장 섭취량은 성인 400mg 이하, 임산부 300mg 이하, 어린이와 청소년은 체중 ㎏당 2.5mg 이하다. 한 전문가는 "권장 섭취량보다 많은 카페인을 지속적으로 마실 경우 카페인 중독에 빠지게 된다"며 "카페인에 중독된 상태에서 섭취를 중단하면 반나절 후에 불안, 흥분, 수면장애, 얼굴 홍조, 소화 장애, 우울증 등 금단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들 에너지 음료는 B1, B3, B6와 같은 비타민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비타민제와 섞어 마시면 비타민을 과다 섭취할 가능성도 크다. B계열의 비타민을 과도하게 많이 섭취하면 체력 저하, 메스꺼움, 홍조, 발진, 시력 저하, 구토, 근육 마비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에너지 음료는 집중력을 높여주고 피로회복에 도움을 준다는 소문을 타고 20, 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며 "하지만 이들 에너지 음료를 과다 섭취하면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이 같은 소비자원 조사에 대해 일부 제조사들은 반발하고 있다.

광동제약 측은 "비타500은 카페인이 없는 비타민C 음료다"며 "기타 성분으로도 비타민 B2가 함유돼 비타민 B1, B3, B6 등이 들어 있는 에너지 음료와 섞어 마셔도 과다 섭취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