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새누리 인적쇄신, 숙지나? 번지나?

최경환 "나로 끝났으면"…김종인·안대희 태업 계속

박근혜 위기론 속에서 제기된 새누리당 대선 캠프 '새판 짜기'가 최경환 대선후보 비서실장 사퇴로 일단락될지 주목된다.

이달 3, 4일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남경필 유승민 부위원장이 잇따라 "후보 빼고 다 바꿔야 한다"고 '친박계+지도부 퇴진론'을 주장한 지 사흘 만에 최 실장이 물러났다. 최 의원은 "사퇴는 나 하나로 끝났으면"이라고 했지만 쉽지는 않아 보인다.

일단 새누리당 대선정책의 양대 축인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 위원장과 안대희 정치쇄신특위 위원장이 사흘째 당무 복귀 의사를 밝히지 않고 '태업 중'이다. 김 위원장은 이한구 원내대표가, 안 위원장은 최근 국민통합위원장으로 선임된 한광옥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가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사퇴 불사'를 공사석에서 이야기하면서 박근혜 후보에게 "나와 이 원내대표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이야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위원장은 한 전 대표 영입 이야기가 들릴 때 "비리인사 영입은 절대 안 된다"는 뜻을 박 후보에게 전달한 뒤 연락이 끊긴 상태다. 본인이 쇄신특위를 맡고 있는 마당에 비리 전력이 있는 인사를 영입해 엇박자가 나고 있다는 항변이다.

여기에다 새누리당 안팎에서는 최 의원뿐만 아니라 서병수 당 사무총장 겸 중앙선대위 선대본부장, 이정현 공보단장, 이한구 원내대표 등의 '2선 후퇴'를 주장하고 있다. 박 후보가 "친이 친박을 나눠서 당과 국민께 혼란을 줘서는 안 된다. 각자 자리에서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생각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지지율 상승곡선을 위해선 '큰 소리 나게' 판을 새로 짜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무기력한 선대위 운영을 지적받고 있는 서 본부장은 사퇴 불가 입장을 보이고 있고, 의원들이 뽑은 선출직인 이 원내대표의 사퇴도 쉽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지난주 "박 후보 주변을 진공상태로 만들어놔야 한다"며 인적 쇄신을 주장한 남경필 부위원장은 "절박한 문제 제기를 불화나 갈등으로 봐서는 안 되고 담대한 변화가 필요하다"며 최 실장 사퇴가 '시작이어야 한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팔짱을 낀 채 대선국면을 관망하는 의원 다수를 움직이기 위해선 박 후보 스스로 '큰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벌써부터 "20대 총선은 박근혜가 공천 주는 것이 아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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