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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문의 펀펀야구] 리그 우승(상)

리그 우승(상)

페넌트레이스는 6개월을 준비한 뒤 6개월 동안 쉬지 않고 뛰는 단체마라톤이다.

주로 겨울에 전력을 보강하고 스프링캠프를 통하여 신인을 체크하며 전력을 점검한다.

주력 선수를 선별하고 연습 및 시범경기를 통해 경기력을 강화한 뒤 시즌을 시작한다.

선수층도 두터워야 하고 코칭스태프와 선수 및 구단 간에 내분이 없어야 하며 부상도 없어야 한다.

그러나 인치(2.54㎝)를 다투는 힘과 스피드의 싸움에서 충돌은 불가피하게 발생한다.

홈을 지키는 싸움도 지친 몸을 추슬러 원정에 나서 영역을 넓히는 싸움에서도 부상과 슬럼프는 정기적인 고지서처럼 찾아온다.

예고 없는 손실을 보강하며 순간순간을 헤쳐나가지만 모든 선수가 언제나 싸움에 능한 것도 아니다.

위기와 기회가 롤러코스터처럼 희비를 가르고 하루하루 피 말리는 진군을 채워가다 보면 어느덧 고지가 보이는 것이다. 이 길고 긴 싸움에 무슨 특별한 비결이 있을까?

전사가 강하다고 무조건 이긴다는 보장이 따르는 싸움이 아니니 그야말로 철저한 준비와 인내의 싸움인 것이다. 누가 더 기본기에 충실한가에 따라 조금씩 격차가 벌어지는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믿음으로 똘똘 뭉쳐 목표를 향해 각자의 역할에 제 몫을 다해야 하는 것이다.

리그로 치르는 프로야구는 많은 횟수의 반복을 통해 평균치를 두고 겨루는 경쟁이다.

당연히 팀의 전력과 깊이와 화합에 따라서 우열이 가려져야만 한다.

이렇게 종합된 결과가 이 대회의 진정한 가치이며 우승이라는 의미의 진실이다.

그런 면에서 2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1위의 성적을 거둔 삼성라이온즈의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구단 관계자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긴 박수를 보낸다.

이들의 노고로 인해 연고지인 대구의 자부심 또한 높아졌으니 칭찬을 받아 마땅한 일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아직 대회가 끝난 것이 아니니 이 또한 참으로 아이러니한 모순이다.

리그의 진정한 목표와 가치가 페넌트레이스임에도 불구하고 왜 우승을 인정받지 못하고 단지 페넌트레이스 1위라고 말하는 것일까?

구단과 선수단이 함께 1년 동안 열심히 뛰어온 것은 진정 무엇을 목표로 한 것인가?

한국시리즈의 우승만이 진정한 챔피언이라면 이렇게 정한 제도가 잘못된 것은 아닐까?

6개월의 긴 시간 동안 133경기를 치르면서 얻은 우승을 어떻게 단기간인 7전4선승제의 승부 결과와 그 가치를 비교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단기간의 승부는 어쩌면 불규칙 바운드 하나 때문에 추운 날씨나 구장 환경 및 주력선수의 경미한 부상 등 무수한 변수에 따라 얼마든지 승부가 달라질 수도 있는 것이다.

구단 관계자 역시 1년의 수고를 단 며칠 동안의 불운한 결과로 구단주에게 평가받는다면 몹시 억울할 것이다.

그동안 한국프로야구는 선수와 코치의 연봉이나 구단 관계자의 수훈 등을 오직 한국시리즈 우승을 해야만 제대로 인정받아 왔으니 이는 과정보다 결과만 중시하는 잘못된 처사인 것이다.

왜 이런 제도를 채택한 것이며 정말 다른 대안은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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