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아무도 성장을 말하지 않는 대선 주자들

미국의 유력 일간지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한국의 대선 후보 3인이 지엽적인 문제에만 매달린 채 국가를 발전시킬 비전이 있는 경제 정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선을 2개월 앞둔 시점에서 그 어느 대선 후보도 국가를 한 단계 더 성장시킬 방법에 대해 말하지 않으며 이들 모두 대학 등록금 인하, 복지 확대 등 소소한 문제를 주요 경제 정책으로 내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정확한 지적이다. 우리나라가 구조적 저성장에 접어들었다는 경고의 소리가 사방에서 나오고 있지만 대선 주자란 사람들은 이를 타개할 방책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어떻게 찾을지에 대한 비전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큰 그림이 없으니 득표 전략을 위한 포퓰리즘 담론만 난무할 뿐이다.

성장은 경제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한 기본적인 전제다. 성장이 되지 않으면 각 후보들이 그렇게 위해 주겠다고 하는 서민들이 직격탄을 맞게 된다. 또 세금이 걷히지 않고 일자리도 생겨나지 않으며 양극화 해소를 위한 복지 재원 마련도 불가능해진다. 이렇게 단순한 진리를 대선 후보 그 누구도 말하지 않고 있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한 술 더 떠 '성장을 통한 복지가 아니라 복지를 통한 성장'이라는 말장난까지 하고 있다. 이런 경제 이론의 출처가 어딘지 참으로 궁금하다.

성장 없이 복지를 확대하려면 방법은 한 가지뿐이다. 빚을 내면 된다. 그러나 이는 남유럽처럼 종국적으로 국가적 재난을 낳을 뿐이다. 이제 대선 후보들은 냉정을 되찾아야 한다. 성장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그런 확고한 인식 없이 포퓰리즘에 호소하는 것은 지도자가 아니라 정상배가 할 짓이다. 그런데 지금 대선 유력 후보들의 모습은 자꾸 정상배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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