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대선 길목에서 '방황'하고 있다. 선거가 70여 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지도부 사퇴와 친박 후퇴 등을 두고 당 내분이 깊어지고 있다.
새누리당이 위기를 타파하지 못하는 것은 갈등의 대척점이 얽히고설켜 있기 때문이다. 외부수혈 인사끼리, 친박끼리, 친박과 외부수혈 인사가 서로 "저 사람이 문제다"라고 비판하고 있다.
여기에 드러나지 않았던 박근혜 대선 후보 '최측근 보좌진'의 무능(無能)도 비판의 도마에 올라 "벼랑 끝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당 지도부 사퇴론이 나오는 것은 그동안 쌓였던 당 소속 의원들의 불만이 폭발한 탓이다.
19대 국회가 제대로 출발하지 못하자 이한구 원내대표가 '무노동 무임금'이라는 원칙을 들어 자진반납할 때부터 생계형 국회의원들의 불만이 제기됐다. 이후 현안이 있을 때마다 의견수렴 절차 없이 "까라면 까"라는 식으로 진행되자 초선들 사이에서 "지도부 횡포가 심하다"는 말이 나왔다. 황우여 당 대표가 방패막이가 되어 주지 못하자 "능력도 없이 허허실실이다"는 불평이 속출했다. 이런 불평불만이 박 후보 지지율을 반등시키지 못하는 '무능력한 지도부론'을 불러온 것이다.
친박 사이의 갈등도 '박근혜 위기론'을 자초했다. 박 후보가 제대로 된 보좌를 받고 있지 못한다는 말이 나오기 훨씬 전부터 같은 계파끼리의 갈등은 국지적으로 나타났다. 2007년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대선 경선 때 열심히 도왔던 의원들과 실무진이 모두 "팽당했다"는 것이 요지다.
이후 일부 핵심 친박계와 '멀어진 친박'이 서로 겨누기 시작했고 결국 '친박계 2선 후퇴론'을 불러왔다. 그 틈을 일부 멀어진 친박계가 메울 것이란 이야기가 나오지만 박 후보가 그런 결정을 할지는 알 수 없다.
외부 영입 인사들의 날 선 신경전도 문제를 꼬이게 하고 있다.
박 후보를 돕는 선대위의 3대 축은 국민행복추진위(김종인), 정치쇄신특별위(안대희), 국민통합위원회다. 이 3대 축의 수장을 박 후보는 모두 외부에서 데려다 앉혔다. 하지만 안 위원장은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으로 한광옥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가 선임되려 하자 반기를 들었다. 비리 전력이 있는 사람을 쓰면 "박 후보 이미지가 나빠진다"는 게 표면적 이유다. 결국은 "안대희가 나서도 정치쇄신 안 되더라"는 평가를 받기 싫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한구 원내대표와 '경제민주화'를 놓고 충돌하고 있다. 박 후보가 대선 출마에서 '경제민주화, 복지, 일자리'라는 3대 슬로건을 천명했음에도 이 원내대표가 "정체불명의 포퓰리즘"이라고 폄훼하자 김 위원장은 이 원내대표를 "정신 나간 사람"이라고까지 했다. 이 둘은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관측이 나온다. 결국 김 위원장은 최근 박 후보에게 "나냐, 이 원내대표냐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취지의 의견을 보내 답을 기다리고 있다.
인혁당 사건에 대한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박 후보가 "두 개의 판결을 존중한다"고 답한 것을 두고 실무진의 안일함과 무능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이 질문은 사전에 받은 것인데 준비가 소홀했다는 것이다. "최종판결을 존중한다"고만 했어도 박 후보가 과거사를 사과하는 굴욕의 기자회견은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정치권 안팎의 분석이다. 이준석 전 비대위원이 8일 "박 후보 보좌진이 물러나야 한다"고 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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