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문재인-안철수, 단일화 신경전 점화

安 "대통령 권한 축소" 文 "현실 모르는 생각"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의 단일화 대전이 본격 시작됐다.

안 후보가 8일 야권 단일화와 관련해 구체적인 조건을 밝히면서부터다. 안 후보는 이날 정치개혁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 대선 정책 비전을 발표하면서 단일화 조건에 대해 '진정한 정치권의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는 대통령 권한 축소를 내세웠다. 그는 "소수 기득권 편만 들던 낡은 체제를 끝내겠다"면서 "청와대가 임명하는 자리가 1만 개가 넘는다고 하는데, 저는 그것을 10분의 1 이하로 줄이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또 이날 오후 대구대 강연에서는 '공천 개혁'을 강조했다. 정당에서 민의에 반하는 행동이 나오는 문제를 해결하려면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안 후보는 "정치를 하면 국민을 바라보고 해야 하는데 국민보다는 공천권을 가진 정당을 바라보고 당론이 아니라 일부 공천 권한을 가진 분들을 바라보는 구조가 된다"고 했다. 또 "(2014년에 있을) 지방선거에서 최소한 기초의회의 정당 공천을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무현계가 주류인 민주당 내부 상황을 직접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에 문 후보 측은 "현실을 잘 모르는 생각"이라고 폄하했다. 문 후보는 8일 오후 민주당 원외지역위원장 간담회에서 "우리가 정당 바깥에서 정치 바꿔야 한다, 정당 혁신해야 한다고 말하기는 쉽다. (저도) 정치 참여하기 이전에 늘 그래 왔다"며 "그러나 바깥에서 우리가 요구한다고 그게 그대로 다 실현되나. 정당혁신, 새로운 정치, 결국은 정당을 통해서만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문 후보 측 이정우 경제민주화위원장은 이날 한 라디오프로그램에서 "청와대 인사권 10분의 1 축소라는 안 후보의 공약은 좀 마음에 안 들었다"면서 "대통령의 임명 권한은 대단히 중요하고 그것을 10분의 1로 줄이면 관료 중심으로 간다"고 지적했다. 그는 "관료들의 유연성은 인정하지만 개혁성이 부족한데 개혁이 후퇴할 우려가 크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노무현 정부 초기인 2003년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도 9일 라디오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전 세계 민주국가에서 무소속으로 대통령에 당선돼 국가를 경영한 사례는 단 한 나라도 없다"라며 "무소속 대통령의 국정운영은 불가능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향후 문'안 후보의 야권 단일화를 민주당 중심으로, 문 후보 중심으로 해야 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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