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국가산업단지 4단지 화학공장 휴브글로벌 불산 누출사고 피해자들이 병원 진료를 두고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환자 마다 진료비로 많게는 100만원 이상 부담할 처지지만 보상 여부가 불투명한데다 제대로 치료가 됐는지에 대한 불신감도 크기 때문이다.
경북도에 따르면 8일까지 불산에 노출돼 진료를 받은 환자는 사고 현장에 있던 소방관과 경찰관, 기자, 인근 주민 등 4천261명이다. 이들은 건강 상태에 따라 2차례 이상 진료를 받았고 6만3천원에서 100만원 상당을 본인이 부담했다. 불산에 노출될 경우 수개월 이상 호흡기 질환 등이 나타나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진료비 부담이 얼마나 늘어날 지 가늠하기 힘들다는 것. 특히 현재 병원에 입원 중인 구미시 산동면 봉산리 주민 8명은 아직 퇴원 시기를 정하지 못하고 있어 진료비가 얼마나 늘어날지 가늠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불산 누출사고 피해를 입은 봉산리 한 주민은 "사고가 난 이튿날부터 입원해 있는데 퇴원할 때 진료비가 150만원 이상 나올 것 같아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치료가 적절하게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한 불신감도 여전히 높다. 불산이 체내에 남아있는지 여부는 소변 검사를 통해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환자들은 병원에서 흉부 사진 촬영과 동맥혈'폐기능'혈액 검사 등만 받았고,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판단을 받은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 그러나 아직까지 두통 등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적지 않고, 호흡 곤란에 대비한 산소호흡기 치료와 칼슘을 섭취해 몸속의 혈액을 중화시키는 것 외에는 근본적인 치료는 엄두도 못내고 있다. 순천향 구미병원에서 만난 주부 박희연(40) 씨는 "손과 발이 붓고 손가락에 물집이 잡히고 몸에 기운이 빠져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는데 담당 의사가 이상이 없다고 한다. 병원 진료를 믿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고 현장과 가장 가깝게 머물렀던 인근 공장 근로자들이 뒤늦게 진료를 받은 점도 문제다. 지난달 27일 불산 누출사고가 발생했을 당시 반경 50m 이내에 있는 디피엠테크와 수성이엔지 등 5개사만 하루 휴업을 했으며, 다른 공장들은 사고 당일에도 정상 조업을 했다. 심지어 1천여 명이 근무하는 한 업체는 추석 휴무도 없이 24시간 조업을 했는데도, 근로자들이 사고 발생 7일이 지나서야 병원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구미보건소 관계자는 "아직까지 병원 진료비 지원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된 것은 없다"며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만큼 진료비 지원 방안이 마련될 것으로 보고 각 병원에 불산 누출사고 환자들에 대한 진료기록을 종합해서 보건소로 넘겨줄 것을 요청했다"고 해명했다. 구미'전병용기자 yong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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