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취업 또는 국정감사 시기가 되면 중소기업계와 정치권은 정부에서 나서서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개선사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한다. '9988'이라는 용어처럼 대한민국 기업체 수의 99%가 중소기업이고 근로자의 88%는 중소기업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 개선은 정부에서도 관심과 정책적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여야 하겠지만, 중요한 것은 업계 스스로의 개선 노력이다.
최근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중소기업 대졸 신입사원 중 48%는 조직적응 실패, 급여'복리후생 불만, 근무환경 불만 등을 이유로 입사 후 1년 이내에 퇴사를 했다고 한다. 또 해마다 명절이면 근로자 체불임금 관련 뉴스가 언론의 단골 메뉴가 된 지도 오래된 일이다. 최근 3년간 체불 근로자는 연평균 28만 명, 체불임금은 1조원을 넘기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아무리 중소기업의 중요성을 강조한들 국민들의 인식이 좋아지리라고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제는 기업이 변하고, 스스로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그동안 우리 중소기업의 임금 및 근무환경 등 근로조건이 많이 개선되고 있고, 기술개발에 성공하여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부상한 중소기업이 늘고 있는 현상은 긍정적이다. 중소기업계는 중소기업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확산시키고자 지난해 5월에 전국중소기업인대회에서 '3권 3불 운동' 실천의지를 다짐한 바 있다. 3권(勸)은 인재채용, 환경개선, 혁신경영을 권장하고, 3불(不)은 임금체불, 인권침해, 탈세오명을 지양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중소기업계 자정운동이다.
대다수의 중소기업이 인재채용, 환경개선, 혁신경영의 실천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의 임금체불, 인권침해, 탈세 등을 하는 중소기업이 전체 중소기업의 이미지를 멍들게 하는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3권 3불 운동'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최근 들어 고졸취업 분위기가 확산됨에 따라 많은 특성화고 졸업생들이 중소기업으로 취업을 하고 있다. 긍정적인 변화임에는 틀림없지만,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청소년들이 좌절하거나 희망을 잃지 않도록 중소기업 대표들의 더 많은 관심과 배려, 격려가 필요하다. 사람이 기계가 아닌 이상 누구나 존중받고 싶고, 더 좋은 환경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갈구하는 것은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근로자들을 가족처럼, 자식처럼 대하고 미래에 대한 희망과 비전을 제시한다면 한층 더 의미가 있다고 본다. 인재채용, 환경개선, 혁신경영의 3권 운동이 기업의 성장과 더불어 근로자들에게도 성장의 과실을 나누어 주는 기업문화로 정착이 된다면, 사회적인 성공의 사다리는 자연스럽게 구축될 수 있을 것이다.
3불 운동은 중소기업의 이미지를 크게 손상시키는 대표적인 사례인 임금체불, 인권침해, 탈세오명부터 개선해 보자는 취지다. 임금체불은 소상공인 등 한계기업을 위주로 빈번하게 발생한다. 대구경북 지역의 경우 임금체불 사업장 및 근로자 수는 지난해에 1만69업체 2만175명으로 체불임금은 646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탈세처리 건수 또한 515건으로 전국대비 5.7%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환경오염, 불량식품 등 개선해야 할 과제들이 있지만, 이러한 과제들은 차치하고라도 3불 운동은 시급히 개선하고 정착시켜 나가야 한다.
많은 중소기업인들이 '3권 3불 운동'에 대해 이견이 있을 수 있다. 세상물정을 모른다고 비평할 수도 있고, 몰라서 안 하는 것이 아니고 어쩔 수 없는 현실의 문제라고 변명할 수도 있다고 본다. 그러나 기업은 이윤추구를 넘어 법과 윤리를 준수하고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을 통해 사회와 국가에 기여할 때 지속성장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마케팅의 하나이며 기업의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우리 중소기업도 생존을 넘어 3권 3불 실천으로 사회적 책임을 완수하여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중요하고 소중한 중소기업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권대수/대구경북지방중소기업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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