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지역 최대 호스피스 봉사단 이끄는 오달연 씨

"50대 말기암 환자 뒤늦은 결혼식에 눈물바다"

"봉사는 남을 돕는다는 데 의미가 있지만 자신이 어떻게 살아가야할 지 인생공부를 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10여 년째 호스피스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오달연(59) 씨. 그녀는 대구에서 불교 신자 자원봉사자를 모아 지역 최대의 호스피스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1996년 한국불교대학 대관음사 영남보현자원봉사단을 설립한 후 지금까지 단장을 맡으며 지역 5개 병원의 호스피스 병동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회원은 40, 50대 여성을 주축으로 400여 명에 이른다.

봉사단은 영남대병원에서 매일 호스피스 봉사를 하고 대구의료원'보훈병원 등에는 한달에 2, 3번 정도 방문 봉사를 하고 있다.

오 단장은 1주일에 최소한 3, 4번은 호스피스 병동을 방문해 말기암 환자들의 마음을 다독여주고 말벗이 되어준다. 매주 수요일은 회원 50여 명이 영남대병원을 찾아 대대적으로 봉사를 펼친다. 호스피스 활동에서부터 환자 목욕, 미용, 머리 감겨주기, 병원 안내 등까지 도맡는다.

"저의 어머니가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간호한 적이 있었는데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그래서 환자와 보호자를 도와보자는 마음에서 봉사단을 조직했지요."

영남불교대학에서 운영하는 영천 참좋은병원에도 매달 셋째주 토요일 방문해 환자들의 목욕과 생신상 차려주기, 웃음치료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봉사단은 매주 1회 홀몸노인 4, 5명에게 밑반찬을 조리해 배달하고 후원금도 3년째 지원하고 있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딸이 있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워 결혼식을 못 올린 50대 말기암 환자에게 결혼식을 올려준 적도 있어요. 당시 스님이 주례를 맡아 진행했는데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부부가 입장하자 장내는 금세 눈물바다가 됐어요."

환자들의 마음을 안정시키는 게 가장 중요해 주로 환자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편이라고 했다. 말기암 환자들과 가족처럼 지내기도 하지만 임종하는 환자가 있을 땐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작년에 어려운 형편에도 부모를 모시며 가장 역할을 했던 여성 회원 한 분이 머리에 종양이 생겨 회원들과 함께 수술비를 지원한 일도 있었어요."

대구자원봉사대상 개인 본상, 국제라이온스 대구 총재상 등을 받은 바 있는 오 단장은 세계 호스피스의 달을 맞아 이달 20일 대구 대관음사에서 한국불교호스피스협회 창립 3주년 총회를 연다. 전국 7개 지부 회원과 호스피스 관계자 등 500여 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행사다. '나는 호스피스인 당신에게 이런 도움이 필요합니다'라는 주제의 세미나도 열린다.

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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