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불산 누출사고로 대구 식수원인 낙동강 수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우려할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환경부 중앙사고수습본부는 9일 구미국가산업단지 4단지 화학공장 휴브글로벌 불산 누출사고에 따른 수질 및 토양 오염은 기준치보다 낮다고 발표했다.
이달 2일까지 사고 지점으로부터 150∼700m 떨어진 지점의 하천수와 지하수'토양 등을 조사한 결과 불소 이온 농도는 수돗물과 지하수가 각각 0.04㎎/ℓ, 0.05㎎/ℓ로 먹는 물 기준 1.5㎎/ℓ 이하를 만족하고 있다는 것. 토양 오염 조사에서도 우려 기준인 400㎎/㎏ 보다 낮은 275.5㎎/㎏로 나타났다.
대구지방환경청 토양 오염 조사에서도 이상은 없었다. 사고 지점에서 150∼1,110m 떨어진 구미시 산동면 봉산리 지역의 불소 이온 농도는 155∼295㎎/㎏, 830∼1,230m 떨어진 임천리 지역에서는 201∼214㎎/㎏에 그쳤다. 오히려 사고 지점과 3.9㎞ 떨어진 구미시 거의동 옥계중학교 주변의 불소 이온 농도가 284㎎/㎏로 피해지역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정해용 대구지방환경청 환경관리과장은 "불산은 유출 당시 물과 함께 토양에 흡착된 게 문제이지만 토양 오염이 다른 지역에 비해 심각하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이어 "만일 비가 온다면 여러 군데 흩어져 있던 오염 물질이 낙동강으로 모일 가능성은 있지만 초기 우수 저장 시설에 모이는 데다 2차로 4만t을 수용할 수 있는 유수지에 모이기 때문에 크게 우려할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의 수질 오염 조사에서도 안전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구미 한천과 구미대교 수질검사 결과 불소 이온 함유량은 한천 1.24㎎/ℓ, 구미대교 0㎎/ℓ 수준으로 나타났다.
배기철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은 "비가 내려 토양이나 식물, 대기에 함유된 불소 이온이 낙동강으로 흘러들어온다 하더라도 먹는 물 기준을 초과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초과한다 하더라도 식수 공급 전 물을 걸러주는 유수지에서 중화제를 통해 희석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는 정부의 초동 대처 실패에 따른 3차 피해 우려가 높다는 입장이다. 특히 불산이 땅과 지하수를 오염시키거나 비를 타고 흘러 내려가 낙동강을 오염시킬 수 있다는 것.
유영억 대구대 환경교육과 교수는 "불산의 불소이온은 잘 분해되지 않으므로 토양과 식물에 남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비가 내릴 경우 지하수가 오염되는 것은 물론 인근 낙동강까지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게 된다"고 주장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구미'전병용기자 yong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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