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朴캠프 접수 非朴… 갈수록 활동 폭 넓혀

쇄신공방 후 친박 후퇴, 김종인·안대희…新친박계 주류로 부상

박근혜 주변 권력지형이 바뀌고 있다.

인적 쇄신 공방 이후 친박계의 후퇴와 함께 비(非) 친박계가 활동폭을 넓히고 있고, 신(新) 친박계가 주류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우리나라 최장수 장관으로 불리는 진념 전 경제부총리가 중앙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발탁되면서 '경제' 이미지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진 전 부총리는 최근 '전직 부총리'장관 초청 만찬 간담회'에서 "경제민주화라는 것이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이름 짓는 위험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경고했는데 야권의 이슈인 경제민주화를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 영입으로 선점한 만큼 지금부터는 이 경제민주화에 새누리당의 색깔을 입힐 것으로 보인다.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의 영입은 '여성과 성공' 이미지 강화 차원으로 읽힌다. "여자들도 감정을 절제하는 방법과 극기를 배우기 위해 군대를 가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는 김 회장은 파격적인 발상과 실험으로 사업 확장에 성공했다. 정치권에서는 김 회장이 안정을 도모하고 변화를 회피하는 것으로 비쳐지는 보수 진영에 쓴 소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구박(舊朴)의 쇠퇴는 현실화됐다. 최경환 후보 비서실장이 사퇴하더니, '경제민주화'로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맞섰던 이한구 원내대표도 박 후보가 김 위원장 손을 들어주면서 힘이 빠진 상태다.

서병수 중앙선대위 선대본부장(당 사무총장)은 탈박(脫朴)했던 김무성 전 원내대표의 귀환으로 선대본부장직을 내놓고 당무와 당-선대위의 가교 역할에만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원조 친박이 뒷걸음질 치고 있는 것이다.

그 자리를 새로운 친박계가 메우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헌법 조항에 '경제민주화'를 넣어 전도사가 된 김종인 위원장이 대표적이다. 새누리당 행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지금껏 4차례 업무 거부 의사를 밝혔는데 그 때마다 박 후보가 직접 김 위원장을 달랬다. 정치쇄신특위를 맡고 있는 안대희 위원장도 급부상한 친박 인사로 꼽히고 있다. 그 역시도 '정직' '강직' '쇄신' 등 개혁적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 박 후보의 신뢰를 얻고 있다. 한광옥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는 '호남 대표'라는 이미지로 영남, 호남의 지역주의 타파와 화합에 매진하게 된다. 새누리당과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으로 보였던 새 인물들이 박 후보 선대위의 가장 깊숙한 곳으로 성큼 들어선 셈이다.

정몽준 의원이 공동선대위원장에 선임되면서 비박 진영의 전진 배치도 예고돼 있다. 정 의원 핵심 측근인 안효대 의원의 역할도 주목된다.

특히 '쇄신파'인 김성태, 김세연 의원의 역할론이 부각되고 있고 원희룡 전 의원의 지원도 필요하다는 말이 나온다. 김세연 의원의 경우 대변인 역할에 적임자란 추천이 여기저기서 제기되고 있다. 부산 출신 야권 후보에 대응해 부산이 지역구인 대변인을 쓰자는 취지다.

'친박계+지도부 2선 후퇴'가 최 비서실장의 사퇴만으로 일단락될 경우 '인적쇄신 요구'는 숙지지 않을 것으로 보여 비박 내지는 쇄신파의 입지는 더 넓어질 수 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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