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는 유난히 많은 곤충들과 만나게 된다. 황금 들녘에서는 마치 널뛰기를 하는 것 같은 메뚜기와 여치를 볼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낮이면 서늘한 바람 사이로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를, 밤이면 어디선가 쉴 새 없이 들려오는 귀뚜라미의 노래를 들을 수 있다. 이 모든 것들이 가을의 소리다.
이들 곤충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소리를 낸다는 점이다. 메뚜기는 뒷다리를 앞날개에 비벼 소리를 낸다. 주로 늦여름에 짝짓기를 한다. 여치는 왼쪽 앞날개의 날개맥과 오른쪽 앞날개의 마찰편을 비벼서 소리를 낸다. 여치는 주로 낮에 활동하지만 기온이 높을 때는 밤에도 소리를 낸다. 귀뚜라미는 두 개의 앞날개를 비벼서 소리를 낸다.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소리를 낸다.
가을이 가기 전에 소리로써 존재감을 드러내는 이들 곤충들을 잘 관찰해보고 관찰일기를 써보자. 관찰일기를 잘 활용하면 나만의 곤충도감이 되고 특색 있는 포트폴리오가 만들어진다. 관찰일기는 먼저 관찰대상에 대해 사전 자료조사를 하고 배경지식을 쌓아두면 곤충에 대해 더욱 깊이 있는 관찰을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곤충이 하는 행동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다른 곤충에게 볼 수 없는 특이한 행동은 하지 않는지를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귀뚜라미는 가을의 대표적인 곤충이다. 예컨대 귀뚜라미에 대해 관찰일기를 써보기로 하고 관찰의 순서를 따라가 보자. 귀뚜라미는 메뚜기목 귀뚜라미과에 속하는 곤충이다. 따라서 귀뚜라미가 속한 곤충의 일반적인 특징을 먼저 살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곤충은 머리, 가슴, 배 세 부분으로 되어 있다. 3쌍의 다리와 2쌍의 날개가 있으며 1쌍의 더듬이와 겹눈이 있다. 몸의 내부에 뼈가 없어 살갗이 수분의 손실을 막고 병균으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해 키틴질로 덮여 있다. 감각기가 머리에 모여 있고 배 속은 소화기관과 생식기관으로 차 있다. 곤충은 혈관이 없고 또 기문을 통해 호흡을 한다.
곤충의 특징을 살폈다면 이를 떠올리며 귀뚜라미를 관찰해 보자. 귀뚜라미는 몸길이가 17~21㎜ 정도로 갈색이며 광택이 난다. 뒷다리는 뛰어오르기에 알맞게 발달되어 있고 더듬이가 매우 길다. 요즘에는 귀뚜라미 사육농장이 있기 때문에 바깥에 나가서 잡지 않아도 쉽게 관찰할 수 있다. 귀뚜라미의 암컷과 수컷은 어떻게 구별할까? 알을 낳는 기관인 산란관이 있는 것이 암컷이다. 또 날개를 살펴보면 암컷의 날개는 단순하지만 수컷은 복잡한 무늬가 있고 울퉁불퉁한 느낌이 든다.
귀뚜라미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소리를 낸다. 귀뚜라미가 소리는 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바로 짝을 찾기 위해서다. 이때는 부드럽고 고운 소리를 낸다. 또 자신의 영역을 나타내기 위해 소리를 내기도 하는데 짝짓기에 비해 크고 날카로운 소리를 낸다. 물론 다른 수컷과 싸울 때도 비슷한 소리를 낸다.
한편 귀뚜라미의 한살이는 12개월이다. 알에서 7개월, 애벌레에서 3개월, 어른이 되어 2개월을 보낸다. 따라서 귀뚜라미를 실제로 관찰할 수 있는 시기는 2개월 남짓이다. 짝짓기를 마친 귀뚜라미는 추운 겨울이 오기 전에 생명을 다하게 된다.
귀뚜라미를 오랫동안 관찰하기 위해서는 좋은 환경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귀뚜라미는 어둡고 축축한 곳, 어느 정도 높이 뛸 수 있는 곳, 그리고 공기가 잘 통하는 곳을 좋아한다. 빈 페트병을 잘라 아래쪽에 발효톱밥을 깔아 주면 간편하게 귀뚜라미 집을 만들 수 있다. 입구를 비닐 랩으로 싼 후 구멍을 뚫어 귀뚜라미가 숨을 쉴 수 있도록 한다. 귀뚜라미는 잡식성이다. 집에서 먹는 오이나 멸치 같은 것을 이쑤시개에 꽂아 주면 잘 먹는다.
귀뚜라미의 관찰에서 보듯 관찰일기는 무엇을 관찰하고자 하는지 관찰목표가 있어야 한다. 관찰 내용을 상세히 적고 어떤 모습이었는지 그림으로 묘사해도 된다. 관찰하는 동안 변화된 점이나 새롭게 알게 된 점을 적는 것도 좋겠다. 관찰일기는 아이들에게 흥미롭게 창의성을 기를 수 있는 공부 중의 하나다.
송은경(와이즈만영재교육 대구중부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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