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되면 열차여행을 하고 싶다. 풍요로운 창밖 풍광을 보며 느긋한 마음으로 철커덕거리는 소리와 그 미묘한 흔들림에 몸을 맡겨보자. 고교시절 수학여행을 갈 때처럼 가슴이 설렌다. 경북관광순환테마열차를 타면 단풍냄새가 나는 가을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
경북도와 코레일이 함께 운영하는 '경북관광순환테마열차'는 경북 북부지역을 여행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경북관광순환테마열차는 겉모습부터 일반열차와 다른 모습이다. 일반 무궁화호 열차에 경북지역 시'군의 특색을 담은 다양한 그림을 붙여 관광열차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4칸의 열차는 특색 있는 테마방으로 꾸몄다. 1호 차는 52개의 일반석에다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널찍한 웰빙방(4석)을 갖추고 있다. 2호 차는 일반석 53석과 와인카페칸이다. 시'군 특산물을 판매하고 가벼운 스낵과 커피 등을 즐길 수 있도록 탁자를 배열해 두었다. 3호 차는 단체관광객을 위한 노래방과 쉼터가 있는 이벤트 전용 칸이다. 중앙 무대를 향해 40개의 좌석이 양쪽으로 배치돼 있다. 공연팀과 함께 행선지까지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다. 4호 차는 동호회 모임, 세미나 등 단체행사가 가능하도록 노트북과 객실 모니터, 영상 카메라 등 영상장비가 설치돼 있다. 옆방엔 두 가족이 오붓하게 여행할 수 있는 '신라방'이 있다.
지역 관광을 하지 않고 한 바퀴 돌고오는 단순한 열차여행만 할 수도 있다. 운임은 1만5천400원(동대구역 기준)이다. 관광요금은 지역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다. 관광지를 둘러보는 비용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문경지역은 동대구역 기준 어른 3만4천300원(어린이 2만8천600원)이다.
◆어떻게 운행되나
경북관광순환테마열차는 12개 시'군을 거치기 때문에 여행하고 싶은 곳을 미리 예약해야 한다. 간이역을 포함하여 17개 역에 정차한다. 총 운행거리는 347.5㎞, 한 바퀴 돌고 오는 데 5시간 50분 걸린다. 순환열차는 오전과 오후 한 차례씩 매일 2회 운행한다. 오전에는 8시 34분 동대구역을 출발해 대구역-왜관(8시 55분)-구미(9시 8분)-김천(9시 24분)-옥산(9시 52분)-상주(10시 9분)-점촌(10시 38분)-용궁(10시 49분)-예천(11시 17분)-영주(11시 51분)-안동(낮12시 41분)-의성(오후 1시 7분)-탑리(1시 18분)-화본(1시 33분)-북영천(2시 2분)-하양(2시 18분)-동대구(2시 36분)역 코스다.
오후엔 반대로 운행, 오전에 탑승한 손님을 태워서 돌아온다. 오후 2시 58분 동대구역을 출발해 하양(3시 16분)-북영천(3시 32분)-화본(3시 57분)-탑리(4시 11분)-의성(4시 23분)-안동(4시 47분)-영주(5시 27분)-예천(6시 31분)-용궁(6시 51분)-점촌(7시 1분)-상주(7시 25분)-옥산(7시 43분)-김천(8시 3분)-구미(8시 21분)-왜관(8시 35분)-대구(9시 6분)-동대구역(9시 11분) 도착이다. 봄'가을 지역축제 시기에 이용하면 지역 관광도 하고 축제장에도 참가할 수 있어 금상첨화다.
##예약하려면
내달까지 주말 좌석 꽉 차…평일이면 다소 여유
가을 여행철인 요즘 경북관광순환테마열차가 인기다. 경북관광순환테마열차 운영팀 변기영 팀장은 "시'군을 연계한 관광코스라 정말 편리하다"며 "성수기인 요즘 주말 단체예약은 11월까지 거의 포화 상태"라고 한다. 주말보다는 평일 예약을 하면 여유롭게 여행을 즐길 수 있다.
테마여행은 예천'문경'영주'안동'의성'영천 등 6개 지역을 관광할 수 있다. 열차에서 내리면 역 광장에 문화관광해설사와 차량이 대기해 있다. 지역의 주요 관광지를 둘러본 뒤 역으로 돌아와 순환테마열차를 타고 귀가하는 프로그램이다. 지역관광의 모든 비용은 열차운임에 포함돼 있다.
요즘 가장 많이 신청하고 있는 곳은 문경이다. 점촌역에 내려 관광버스를 타고 문경새재로 가 옛길 박물관-KBS 드라마세트장 관람-문경새재 탐방-석탄박물관-레일바이크 등 체험거리가 다양해 연중 신청자가 몰린다. 영주 관광도 인기다. 영주역-부석사-소수서원-선비촌-풍기인삼시장을 둘러볼 수 있다. 안동 관광은 예천역-부용대-하회마을 투어-병산서원-전통한지공장 견학 및 체험-예천역 코스다. 가장 이색적인 여행은 영천 보현산 별빛 나이트 투어다. 매월 둘째, 넷째 토요일마다 1박 2일 별빛나이트 투어를 할 수 있다. 보현천문과학관 체험과 숙소인 육군3사관학교를 둘러볼 기회가 있어 색다른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예천 여행은 용궁역에 내려 회룡포를 둘러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용궁시장-삼강주막-예천 곤충생태체험관 등을 둘러보는 코스다. 회룡포 일대를 걷는 트레킹 상품과 전통시장을 둘러보는 장날 상품도 있다. 추억을 찾아 떠나는 화본역 프로그램도 이색적이다. 폐교에 마련된 추억으로의 여행인 '엄마 아빠 어릴 적에' 관람 후 추억의 도시락 주문도 가능하다. 관광순환테마열차를 이용하려면 예약을 해야 한다. 예약은 테마열차운영팀(053-939-6636) 또는 홈페이지(http://gbct.gbtour.net)를 통해 할 수 있다.
사진'박노익 선임기자 noi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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